[라이즈 호텔] 롱 침- 맛의 지속 가능성을 향한 의구심

소금도 아닌, 젓갈의 찌르는 듯한 짠맛이 길게 늘어지며 타는 듯한 매운맛을 몰고 온다. 이 한 마디로 지금까지 먹은 롱 침의 음식 맛을 묘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밥과 같이 먹어 균형을 맞추라는 설정임은 이해하겠으나 단지 간을 희석시키기에는 짠맛과 매운맛이 너무 강하며, 탄수화물과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나머지 맛이 위축되어 있다. 질감의 측면에서도 전반적으로 마른 듯한 느낌이라 훌륭하게 지은 밥이 살짝 겉돈다.

단조로움도 단조로움이지만 구간보다 점을 지향하는 듯한 맛의 목표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하 의구심이 든다. 달리 말해 이 맛의 비전을 창출하고 감독하는 사람이 관여하지 않을 경우 완성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재료의 수준으로 각각의 요리 자체로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레스토랑에서 설정한 비전에 따라 서너 가지 이상의 요리를 시켜 나눠 먹게 되면 단조로운 맛이 계속 겹치면서 너무 빨리 물린다.

그런 가운데 디저트가 맛있는데, 다만 일반 요리처럼 여운이 길거나 폭발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한 것은 아니라 식사 막판의 빛이 죽는다. 세 가지 가운데 지난 번 방문에서 먹은 커피 아이스크림이 그나마 식사류의 맛을 이어 받아 씻어 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는 했지만, 씹히는 코코넛 과육의 질감이 되새김질의 매개체처럼 작용해 그 역량을 다소 감소시킨다. 디저트만 좀 더 다양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경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2 Responses

  1. 연남소년 says:

    제가 갔을 때는 밥이… 어제 저녁 영업 즈음 지어 온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 날 늦은 점심 백반에 내어준 밥의 형국이었습니다… 계산을 하기 위해서 나서며 슬쩍 본 주방에 부페식당에서나 쓸 법한 거대한 보온밥솥을 보고 말았지요..

  2. 냉면매니아 says:

    정확히 보셨군요. 여기 너무 짜게 요리합니다. 소금 대신 장을 사용해서 그렇다는데, 밥과 밸런스를 맞추라고 하기엔 요즘 우리네 위장 사정이 넉넉하죠. 19세기 농부도 아니고 원… 태국음식이 사실 맛이 없기도 쉽지는 않은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