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트래블메이커-자연스러운 컨셉트의 소화 흡수
지난 주 글을 올린 ‘버터밀크‘에 비하면 동교동의 트래블메이커는 효율적인 곳이다. 앞서 언급한 ‘빠른 주문’에 걸맞게 팬케이크가 금방 나온다. 미리 대량으로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가져다 주는 등, 미국 다이너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소화 흡수한 컨셉트도 훌륭하다. 최소한 한 면은 바삭하게 지진 해시브라운을 필두로, 각 요소의 조리도 가격-시간-격의 삼각형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좋다.
그런데 옥의 티라고, 팬케이크가 아쉽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잘 굽기까지 했지만 질기다. 나이프로 잘 안 썰릴 정도. 굳이 추측하자면 반죽을 미리 만들어 둬 글루텐이 발달한 것 같다. 결이 같지는 않지만 이 설정에 버터밀크 수준의 팬케이크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겠다. 한편 시럽도 팬케이크의 뻣뻣함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안된다. 메이플 시럽 아닌 “팬케이크 시럽”이라 맛이 없기 때문. 메이플 시럽이 여전히 금싸라기 대접을 받는 현실이니 수긍은 할 수 있는데, 그럼 차라리 추가금 받는 옵션으로 괜찮은 걸 들여놓는 방안은 어떨까. 팬케이크 자체가 조금 아쉽긴 해도, 전체의 완성도를 감안한다면 싸구려 시럽은 어울리지 않는다.
금식 혈액 검사를 마치고 진짜 브런치를 먹으러 들러봤는데, 속속들이 배인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브런치와 그 요소를 이루는 음식, 음식점 모두 어딘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뻣뻣하거나 부자연스러운데 이제 그런 시대는 졸업해야 하지 않을까.
팬케이크에 대해서 연속해 쓰시기에.. 혹시
신사동에 오리지널팬케이크 하우스는 가보셨는지요~? 개인적으로 팬케이크 자체는 제일 낫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베이킹파우더로 부풀리는 방식이 아닌 이스트로 부풀리는 방식을 사용하는 가게라서
푹신한 식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팬케이크 이외의 사이드가 너무 부실하고 계란의 질이 떨어져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가격적으로도 제품의 질이나 양에 비해 꽤 비쌉니다.)
혹시나 해서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