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이즈니 버터 “브리오슈”와 브레드 푸딩
기회가 닿으면 코스트코에서 파는 식품 전체를 분류 및 리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빵은 단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데, 이즈니 버터를 썼다고 해서 호기심에 집어와봤다. 그러나 이미 계산대에서 발견한 ‘버터 함유량 10%’라는 문구. 과연 이것을 “브리오슈”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참고로 밀가루 대비 버터 함유량에 따라 브리오슈를 부자-중산층-가난한 자의 것이라 3단계로 분류한다.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피터 라인하트의 책에서는 각각 88%-50%-23.5% 수준이다. 포장의 ‘버터 10%’ 딱지의 기준은 아무래도 전체 중량일 것이다. 그럼 답이 대강 나온다. 이것을 브리오슈라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먹어 보면 감촉이나 감칠맛은 크림에서 나온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름을 제쳐놓고 적당히 풍부한 식빵이라 여긴다면 괜찮다. 656g에 5,490원. 소위 ‘가성비’가 훌륭하지 않은가. 그냥 먹기에도 나쁘지 않지만 브레드 푸딩의 바탕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아 만들어 보았다. 빵을 썰어 일단 한 번 구워 수분을 들어낸 뒤(말린 빵은 수분이 사라진 것이 아니므로 브레드 푸딩이나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면 다시 질척거린다), 1/5 정도를 빼고 커스터드에 30분 정도 담가 둔다. 이를 팬에 담고 남긴 빵을 군데군데 얹고(질감의 대조를 준다) 설탕과 계피를 솔솔 뿌려 굽는다. 건포도가 표면에 보이는 건 실수 때문이다. 커스터드에 완전히 섞어서 팬에 담아야만 하는데 설탕까지 뿌린 다음에서야 까먹었음을 알았다.
물론 브레드 푸딩조차 이보다는 풍부한 빵을 쓰기는 한다. 더 풍성한 브리오슈나, 아니면 계란을 많이 쓰는 할라(challah)로 만든다. 브레드 푸딩을 만들기 위해 빵을 굽는 건 사실 낭비일텐데, 이런 빵을 사다가 풍성하게 만들어 파는 디저트 가게나 카페는 본 적이 없다. 만들기 어렵지도 않고, 가정식 열풍 속에서도 제대로 된 미국 가정식 디저트, 즉 이중 크러스트 파이나 이런 브레드 푸딩 같은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설픈 마카롱보다 이런 디저트가 더 맛있을 수 있건만.
카, 브레드 푸딩 나왔네요. 츄릅.
영국의 클래식 디저트이기도 합니다. 컴포트 푸드 중의 컴포트 푸드.
어설픈 마카롱보다 낫다는 데 동의합니다.
제 입맛엔 프렌치 토스트보다도 낫더군요.
영국에서는 가정집에서건 영업집에서건 수퍼마켓에서건 흔히 보입니다.
오븐에 구워서 따끈하게 내야 하기 때문에 디저트 가게나 카페에서보다는
식당에서 후식으로 내는 일이 더 많습니다.
가정에서는 레프트오버 빵 처치 차원에서 만들어 먹고 영업집들은 새로 구워서 씁니다.
집에서는 먹다 남은 흰빵을 슬라이스 해 (아니면 이미 슬라이스 된 식빵을 쓰던가)
버터 ‘듬뿍’ 발라 큰 직사각 오븐 용기에 켜켜이 배치한 뒤 커스타드 부어 굽는데,
이 슬라이스마다 버터 일일이 바르는 게 귀찮은 사람은 그냥 버터 함량 높은 브리오쉬 로프를
새로 사다 썰어서 쓰기도 합니다.
영국음식을 내는 헤스톤의 에서는 몽키브레드와 브리오쉬를 결합한 브레드 푸딩을 냅니다.
(이름 “Tipsy Cake”)
이 집 시그너춰 디쉬 중 하나인데 제 인생 최고의 브레드 푸딩이었습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저도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어봐야겠어요.
가만, 오늘이 벌써 3월1일이잖아.
팁시 케이크는 이름도 그렇고 술을 쓰겠죠^^
bluexmas님, 글을 등록하고 나니 꺽은 괄호() 안에 들어간 글자가 사라지네요.
헤스톤의 식당 이름은 “Dinner”였습니다.
어? 아예 꺾은 괄호 자체가 등록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쉼표와 마침표 위에 있는 괄호를 말합니다.
본의 아니게 글 도배해서 죄송합니다.
그 꺽쇠는 보통 html 태그에 사용되어서 사이트 보안 문제로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하시라고 댓글 남겨봅니다. ^^
그런 사이트가 있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글은 참 읽기 좋군요. 종종 들르고 싶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저도 먹으면서 ‘이게 브리오슈?’ 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댓글은 잘 안쓰지만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브리오슈.. 일정 기간만 판다고 들었는데 계속 파는군요. 이즈니버터가 냉장이다보니 유통기한이 짧지요.그렇다고 수입을 중단할 수도 없고.. 해서 나온 물건인 듯 싶은데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라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냉동에 있는 브리오쉬 내일 프렌치 토스트 해 먹으려 생각하던중에 이런 포스팅을 보네요..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음식이 많이 나와서 친근하고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