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커피 직구-샌프란시스코 사이트글라스
폭풍과 같은 시기가 지나가고, 가지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썩은콩까지 탈탈 뒤져 카페인을 섭취한 뒤 정신을 차리고 새 콩을 샀다. 이번엔 포틀랜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의 사이트글라스로. 원래 계획은 커피콜렉티브의 월 구독을 신청할 생각이었으나 정신을 차린 시점에서 이미 5월이 지나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13일에 구운 콩을 16일에 받았으니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직구 방법은 이 글 참조). 다만 한두 잔씩 내려 마신 현재는 종류에 상관없이 섬세함이 부족한 느낌. 원하는 맛이 분명히 있는 것 같지만, 그게 콩의 특성과 안 맞는데도 끼워 맞춘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특히 소위 ‘흙냄새’가 좋은 르완다 음바사는 그 뒤를 풀냄새가 잇는데 별로 반갑지 않다. 좀 더 강하게 구웠어도 될듯. 늘 말하지만, 덜 볶았다고 좋은 게 아니다.
한편 사이트글라스는 재작년 여행에서 두 번 들렀는데, 창고를 개조한 높은 천장에 바가 가운데에 중심을 잡는 공간이 좋았다. 힙스터 냄새가 나다 못해 좀 탁한 느낌마저 드는 포틀랜드의 커피숍에 비하면 뻣뻣함이 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 가볼만하다. 한편 나중에야 알았는데, 2012년 시애틀 캔리스에서 즐겁게 마셨던 커피도 사이트글라스였다.
*사족: 그 사이를 버텨볼까 신세계 강남점 폴 바셋에서 콩을 사봤는데, 경험치 늘려주는 정도 외엔 큰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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