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월

터널의 끝에는… 딱히 별 게 없었다. 지금이 겨울도 아니고. 하지만 길었다. 11km였던가. 조금이라도 폐소공포증을 지닌 이라면 어느 시점에서는 욕지기가 날 거리였다. 실제로 돌아오는 길엔 그러했다. 속초의 어느 말도 안되는 호텔의 싸구려 스위트룸에서 자는 사이에 9월을 맞았다. 약 3주 동안 가졌던, 식물같은 휴식의 대미를 장식하기로 이보다 더 나은 여정은 없었을 것이다. 세 시간 정도 내리 달려 도착해서는...

9월

늘 말하지만 9월로 넘어간다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찰나에 기온이 5도씩 내려가 서늘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적어도 20일 정도는 더위에 몸서리를 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그래도 9월은 9월이다. 그래서 글을 쓴다. 숫자라도 바뀌는 게 어딘가 싶다. 그만큼 여름은 끔찍했다. 사실 나는 8월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매일매일 원고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밖에 기억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