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베이킹

새벽의 시나몬 롤

모든 빵-케이크가 잠재적으로 위험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위험한 빵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코 시나몬 롤이다. 정석대로라면 버터와 계란을 넣은 부드러운 반죽도, 흑설탕에 계피의 끈적끈적한 속, 때로 설탕이 씹히는 아이싱도 모두모두 위험하다. 거기에 돌돌 말린 형태까지 거든다. 시나몬 롤이 롤이 아니라면, 달리 말해 단팥빵처럼 흑설탕과 계피가 소의 형식으로 들어가는 빵이라면(그럼 호떡이 되는 건가;;;) 한두 개쯤 먹다 멈출 수도...

‘젠틀맨’ 연재 종료와 옛 시절 빵

그렇다, 젠틀맨에 연재했던 ‘미식의 이해’도 2년의 여정을 끝으로 지지난달 마무리했다. 이래저래 공식적으로 확정을 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실무자와 연재 종료를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직장인 점심 체험 행사(나의 표현을 빌자면)”을 가졌다. 돌아보면 가장 즐겁게 썼을 뿐더러 압박도 전혀 없던, 훌륭한 지면이었다. 물론 2년 동안 모아둔 원고는 이번 말고 그 다음 언젠가의 책을 내는데 뼈대로 쓸 것이다. 그렇게...

빵보다 의식: 비스킷과 바게트

오랜만에 여유를 부린 광복절 사흘 연휴, 한반도를 방문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성화의 은총에 힘입어, 의식에 더 가까운 두 가지 빵에 도전했다. 미국 남부의 비스킷과 프랑스의 바게트. 먼저 비스킷부터 따져보자면, 이건 도전한지가 이미 십 년은 족히 되었는데 아직 단 한 번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오죽하면 이런 글까지 썼겠는가. 만들 때마다, 즉 실패할 때마다 트라우마가 커져서 요즘은 별로...

삽질 피자, 시카고 딥 디시

삽질 피자, 시카고 딥 디시

지난 번에 만들었던 피자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 다음에는 시카고 스타일의 딥 디시 피자에 도전해보았다. 나에게 뉴요커 기질이라고는 새 눈꼽만큼도 없기는 하지만, 솔직히 시카고 스타일의 피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2003년 말이었나, 시카고의 ‘우노’에서 먹어보기는 했지만(진짜 유명한 건 따로 있다고 텔레비전에서 보았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피자라기에는 너무 거해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만들어 보기는 했지만 큰 기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