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한남동] 오아시스-대한민국 브런치의 최전선

프렌치토스트는 빵의 겉에만 계란물이 배어 있고 팬케이크는 살짝 덜 익어 미끌거리고 밀가루 냄새가 난다. 콩포트는 해동한 냉동과일 그대로이거나 익혔더라도 과일이 시럽과 적절히 어우러지지 않는다. 맛보다 시각성(“인스타그래머블한”)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인데, 사실 요리에서 이 모든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딱히 걸리는 구석이 없지만 그렇다고 먹고 일어날 때...

[한남동] 올드 페리 도넛-기본 없는 과함

5월 1일과 7일에 과자전과 함께 ‘테이스팅 클럽’을 진행했다. 도너츠와 뚱카롱을 각각 맛보았고 전체를 한꺼번에 정리해서 올릴 계획이다. 다만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올드 페리 도너츠만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모신다. 이번이 당연히 처음은 아닌데 대체로 과하다는 인상이었다. 빵이 맛이 없으면 크림이든 글레이징이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음식이 도너츠인데 먹다 보면 빵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게다가 조금은 ‘안전빵’이라 할 수 있는, 퀵브레드인...

[한남동] 일 키아소-무엇보다 디저트

유튜브에서 기타나 앰프 관련 동영상을 보면 가장 많이 달린 덧글의 유형이 ‘역시 손이 관건이야’이다. 엄밀히 따지면 나는 이런 주장에 회의를 품는 편이지만 그런 상황이 분명히 있다. 환경보다 결과물이 나은 경우 말이다. 한남동의 ‘일 키아소’에서 몇 번 식사를 했는데 약간 거리를 두고 무심하게 만드는 음식이 단순하지만 명료했다. 다만 전채가 가장 좋고 파스타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주요리에...

[한남동] 나리의 집- 힙함과 허름함의 교차점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근처를 지나가다가 축구선수 김남일이 거대한 검정 승용차를 앞에 세워두고 가게로 들어가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했다. 과연 뭐하는 곳이기에. 궁금했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고 두었다가 최근에서야 한 번 가봤다. 이런 곳이었군. 냉동삼겹살과 멀건 찌개, 조미료 풍미™ 그득한 김치 등으로 이루어진 음식은 딱히 특별할 게 없었다. 좋을 수도 없지만 널린 게 이런 음식점이니 딱히 놀랄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