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이제는 샤인머스캣 지옥이다

신세계 본점 지하에서 한 송이 25,800원에 사온 샤인머스캣은 지옥이었다. 살은 물컹하고 껍질은 질기고 단맛은 역하고 신맛은 찝찝하다. 이런 맛의 과일이 가격 상관 없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격적인데 비싸기까지 하다. 몇 년 전까지는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겼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집단 지성 및 이성이 무너졌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진짜 충격적인 점은, 우리에게는 아주 훌륭하고 맛있는 머루, 캠벨, 거봉...

탄산수 지옥의 도래

핸드크림을 사러 동네 올리브영에 갔다가 집어든 자체 브랜드의 파인애플향 탄산수는 정말 최악이었다. 드디어 탄산수 지옥이 도래하고야 말았구나. 차가 쌩쌩 지나가는 사거리를 건너 오르막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정말 무거웠다. 기억하는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서 페리에와 산펠레그리노 등을 살 수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롯데 트레비가 등장해 이들을 몰아냈다. 이제 탄산수 매대는 트레비와 씨그램, 빅토리아가...

커피 온리-커피의 새로운 바닥

지난 주에 올라온 조선닷컴의 ‘싸구려 커피 겨울편‘에서 등장한 ‘무인’ 커피는 요즘 약간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온리’이다. 나는 정말 놀랐다. 정녕 커피의 바닥이란 아직도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았구나. 900원짜리에 애초에 기대를 하면 안되겠지만, 그 없는 기대의 살얼음을 깨고 곧장 지구의 핵까지 맹렬하게 뚫고 내려가는 맛없음이란 참으로 대담할 지경이었다. 그리하여 900원이라는 돈이 아깝지는 않지만 단 한 모금...

뚱카롱 지옥

변변한 밥집 하나도 없는 동네에 마카롱 전문점이 들어섰다. 밥은 안 먹어도 마카롱은 먹는다는 의미인가? 인기가 좋은지 어느날 오후에 들렀더니 딱 한 종류만 남기고 품절 상태였다. 남은 것의 이름은 아름답게도 ‘마약 옥수수’였다. ‘필링’이 두꺼워지다 못해 ‘버거사지 십층석탑’처럼 온갖 것들을 쌓아 올린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이니 사실 이 정도 두께의 마카롱을 과연 ‘뚱카롱’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확신이 없어질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