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베트남 커피와 전통을 향한 고민

1. 노량진의 ‘사이공 리’에서 반 미와 베트남 커피를 마셨다. 가격이 설정하는 제약 등을 감안할 때 샌드위치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이화여대 앞의 63 Prov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베트남 커피는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진하게 내린 쓴 커피와 끈적하고 단 연유가 내는 폭발적인 맛은 굳이 엄청나게 좋은 커피에 의존해야만 하는 종류는 아니다. 2. 우연히 베트남 원두를 얻어 마실 기회가 있었다. 맛이...

경주 황남빵과 허술한 전통

4월 초, 벚꽃이 한창이던 시기에 하프 마라톤 참가를 위해 경주에 갔다. 시내에서 밀면 먹고 어슬렁 거리다가 눈에 띄어, 온 김에 또 먹어보겠다고 공장(및 매장)에서 황남빵을 샀다가 충격 먹었다. 이미 먹어보지 않았느냐고? 맞다. 예전 글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대로라면 아주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럼 왜 충격을 받았나. 구워낸 빵을 채 식기도 전에 상자에 담아서 내주었기...

갈비탕이 9,900원?

속고 싶다. 재주만 좋다면 얼마든지 속을 수 있다. 세련된 거짓말이 차라리 서투른 솔직함보다 낫다. 적어도 그럴 능력은 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특히 한식이면 더 좋다.  이 9,900원짜리 갈비탕이 느슨하게 그런 영역에 속했다. 지단이나 실고추 같은 고명을 보라. 전통을 고집하는 유서 깊은 한식집도 아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동네 고깃집의 점심 메뉴일 뿐이다. 물론 넘쳐듯 쌓인 갈비는 정확하게 속임수다....

[입정동] 을지면옥-형식의 부재, 의미없는 전통

기억하기로 을지면옥은 처음일 것이다. 그 동네까지 나갔다면 내 선택은 분명 우래옥일테니까. 과연 우래옥이 음식을 훨씬 잘 만드는가?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모든 측면-음식 뿐만 아니라 그걸 에워싼 경험까지-을 감안한다면 우래옥과 다른 평양냉면집의 좌표는 다르다. 굳이 이런 표현까지 써야하는지 모르겠지만, 격이 다르다. 또한 우래옥 육수의 “육향”에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그게 정말 취향의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GIGO(Garb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