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중국냉면의 오후

버스가 한겨레 사옥을 지나갈 때쯤 생각이 났다. 중국냉면이 있었지! 원래 계획은 옷 수선을 맡기고 명동칼국수에서 계절 메뉴인 콩국수를 먹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나는 스스로를 더 복잡한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 명동칼국수는 반드시 열려 있지만 냉면을 파는 중식당(어딘지 말 안 하련다…)은 격주로 쉰다. 게다가 열었더라도 중국냉면 철이 끝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선집은 명동칼국수 바로 지척에 있다. 따라서...

6.9

지난 번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그러더니 뭔가 달라지기는 했나 보네요. 얼핏 건조해 보이지만 선생님은 사실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다 싶으면 발화가 채 시작되기 전부터 긍정적인 기운을 발산한다. 질문에 답변하는 태도도 사뭇 다르다.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인간이 이전 방문보다 건강해졌다 싶으면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심장내과에 갔다 온 이야기를 꺼내자 심장 근육이 팔의 그것과 똑같다는...

2021년 상반기 결산

2021년 상반기의 마지막 날은 방송 촬영으로 보냈다. 특성상 대기가 많아서 간만에 올 상반기를 결산해 보았다. 지난 1월 말, 나는 병원에서 거의 울면서 사정했다. 너무 힘든데 나아질 방도가 없겠느냐고. 2020년 말 번역 원고를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달린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었다. 유일한 가능성은 이전에 부작용으로 쓰다 만 약이었고 그거라도 좋다고 했다. 운이 좋았는지 화학적 궁합이 이번엔 맞았는지 이후...

Today

어제는 배달의 민족과 짧은 컨텐츠를 만들러 잠실에 갔다왔다. 집에 돌아올 때에는 라이드의 첫 앨범 ‘Nowhere’를 오랜만에 들었다. ‘Today’를 듣고 있으면 나는 가지지 못했던 젊음의 아름다움에 대해 곱씹게 된다. 삼사십대는 잘 모르겠지만 이십대에는 꼭 그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것에 대해 생각도 해보지 못한 채로 이십대를 지나쳐 왔다. 물론 아쉽지는 않다. 몰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