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산] 만지오네-소금과 산
좋은 식재료가 품고 있는 단맛과 쓴맛의 잠재력이 소금과 산의 부족으로 좀 더 피어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장 좋았던 첫 번째 코스를 예로 들자면 북해도 관자의 단맛과 카라카라 오렌지 및 엔다이브의 두 가지 다른 표정의 쓴맛이 중심을 잡아주었는데, 오렌지의 단맛에 대해 좀 더 고려를 했었어야 한다고 느꼈다. 같은 요리의 다른 식재료들에 비해 단맛이 강하므로 신맛을 보태 균형을...
좋은 식재료가 품고 있는 단맛과 쓴맛의 잠재력이 소금과 산의 부족으로 좀 더 피어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장 좋았던 첫 번째 코스를 예로 들자면 북해도 관자의 단맛과 카라카라 오렌지 및 엔다이브의 두 가지 다른 표정의 쓴맛이 중심을 잡아주었는데, 오렌지의 단맛에 대해 좀 더 고려를 했었어야 한다고 느꼈다. 같은 요리의 다른 식재료들에 비해 단맛이 강하므로 신맛을 보태 균형을...
유튜브에서 기타나 앰프 관련 동영상을 보면 가장 많이 달린 덧글의 유형이 ‘역시 손이 관건이야’이다. 엄밀히 따지면 나는 이런 주장에 회의를 품는 편이지만 그런 상황이 분명히 있다. 환경보다 결과물이 나은 경우 말이다. 한남동의 ‘일 키아소’에서 몇 번 식사를 했는데 약간 거리를 두고 무심하게 만드는 음식이 단순하지만 명료했다. 다만 전채가 가장 좋고 파스타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주요리에...
을밀대의 냉면을 먹고 그날,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다. 머리가 복잡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 냉면국물 같달까. 다만 나는 내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냉면국물은 어떠한가. 만드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먹는 사람들은? 이것이야 말로 수동적 공격성(passive-aggressiveness)가 맛으로 구현된 예가 아닐까? 그날 한 끼 반 정도를 먹었는데, 배고픈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시간 나는 대로 남겨놓는 짧은 기록. 일정은 샌프란시스코-포틀랜드(캘리포니아 최북단 크레센트시티 1박)-시애틀-다시 샌프란시스코. 2주 예정. 1일차(11/07/11) 1. 기내식 ‘기내식’과 ‘기대’는 두운이 맞지만 사실 같은 우주에서 공존할 수 없는 단어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먹은 기내식은 1998년 처음 비행기를 탔을때 먹었던 수준, 그야말로 ‘지옥에서 돌아온 기내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쌈밥’이라는 게 나왔길래 주변 사람들이 먹는 걸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