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음식 비평
작년 11월, 옥천으로 냉면을 먹으러 갔다. 근처에서 군복무를 해서 외박 나왔을 때 한두 번인가 먹었었는데 생각이 부쩍 나서 찾아갔다. 거리 두기를 위해 한 탁자씩 건너 뛰어 앉아 식당이 한산한 가운데, 50대로 보이는 4인 남성 일행의 대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골프와 김재박을 화제로 삼는 그들의 목소리는 비단 이런 시국이 아니더라도 크게 들렸으리라. 이러니 외식을 하기가 어렵지....
작년 11월, 옥천으로 냉면을 먹으러 갔다. 근처에서 군복무를 해서 외박 나왔을 때 한두 번인가 먹었었는데 생각이 부쩍 나서 찾아갔다. 거리 두기를 위해 한 탁자씩 건너 뛰어 앉아 식당이 한산한 가운데, 50대로 보이는 4인 남성 일행의 대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골프와 김재박을 화제로 삼는 그들의 목소리는 비단 이런 시국이 아니더라도 크게 들렸으리라. 이러니 외식을 하기가 어렵지....
물론 글 써서 밥 벌어 먹기의 가장 큰 원칙이므로, ‘한식의 품격’에는 기본적으로 새로 쓴 글이 담겼다. 그러나 어쨌든 지난 8년 동안 똑같은 주제를 놓고 똑같은 관점으로 써 왔으니 책의 포석이 역할을 맡는 글은 분명히 있다. 대표적인 것들을 추려 본다. 책이 조금 전부터 오프라인 서점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온라인 서점에서도 상품 등록이 끝났으니 주문 및 배송 사이의 지루함을...
빵 한 덩이의 속내 3호선 압구정역. 긴 구내를 걷는데 한 간이 매장의 빵이눈에 들어 온다. 이름하여 ‘치아바타(ciabatta).’ 나는 그 매장을 오가며 오랫동안 관찰해왔다. 분명히 신제품이 맞다. 그래서 눈에 더 잘 들어온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그 빵은 전혀 치아바타처럼 생기지 않았다. 단면이 너부죽하지 않고 둥글다. 차라리 짤막한 바게트라 보는 게 맞다. 그럼 치아바타가 아니다. 생김새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다....
… (전략) 러다이즘은 세계적인 경향인데다가, 기본적으로 두려움에 호소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너무 잘먹힌다. 또한 수용자는 대개 정치적 입장을 바탕으로 종교에 가까운 신념을 품고 있으므로 쉽사리 설득 당하지도 않는다. 과학에 바탕한 반론이 존재하더라도 인정하지 않는 것. 음식 러다이즘의 기세가 꺾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MSG 유해론이 가장 높은 인지도에 빛나는 예다. 아무리 무해론을 설명해도 믿지 않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