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연희동] 곳간-어떤 브리오슈

상호는 ‘곳간’이고 상품은 ‘전세계 빵(5,000원)’, 대체 ‘전세계’가 무엇인가 궁금했다. 답은 영수증에 담겨 있었다. 바로 사업주이자 빵 굽는이의 이름이었다. 쿠키 몇 가지를 빼놓으면 그 ‘전세계 빵’ 한 종류만 파는데, 명목상으로는 브리오슈다. 다만 계산하며 물어보니 밀가루 대비 버터의 비율(즉 제빵사의 비율)이 30%대라니 평범한 축에 속한다. (브리오슈는 버터의 비율에 따라 ‘가난한 이 25%안팎-중산층 50%-부자 80% 중후반’ 으로 나뉜다) 표면에서 드러나듯 기술이...

[연희동] 금옥당- 착잡한 팥죽

0.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다. 1. ‘팥죽’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냥 ‘끓인 팥’에 더 가까웠다. 착잡했다. 2. 끓인 팥이 팥죽이 되려면 맛을 불어 넣어야 한다. ‘끓인 팥+a=팥죽’일텐데 ‘ a’가 거의 없었다. 3. 한국에서 대체로 ‘a’는 소금의 부재+희미한 단맛이다. 이 끓인 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짠맛도 단맛도 없으면 차라리 백지가 될 수 있을 텐데, 끝에 감도는 뒷맛이 불쾌해서 오히려 먹는데...

[연희동] 호천 식당-메밀 100%라는 즉석면

대단할 건 하나도 없다. 그냥 주문에 맞춰 메밀 100% 면을 뽑는다(고 한다). 엄청나게 좋은 재료를 쓰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선함에 7,000원이라는 가격을 뿌리면 유쾌하게 먹을 수 있다. 나머지는 무시해도 좋다. 특히 고기에 곁들여 내는 소스의 매운맛은, 요즘 통하는 것들에 비해 약하지만 여전히 폭발적이어서 화가 난다. 말하자면 면을 낭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다. 안 먹으면 그만이다....

바 틸트-지속과 성장의 과제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려 볼까. ‘동수 선배’ 기억이 난다. 학교 앞 한 호프집의 주인이었다. 호칭 그대로 진짜 학교 선배였다. 아마도 교육학과였고 10년 쯤 선배였다. 한창 유행하던 PC 통신 학교 동호회의 일원으로 알게 되어 종종 찾아갔다. ‘생맥’도 ‘쏘야’도 대단할 건 없었지만 비슷하다면 그래도 안면이 있는 사람의 가게에 찾아간다는 생각을 다들 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동수 선배는 가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