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이발관

올 초, 23년 묵은 메일 주소로 그가 오랜만에 소식을 전했다. 어디에선가 나의 글을 본 기억이 있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악마로부터의 좁쌀만한 격려라도 허겁지겁 빨아들이며 견뎌야만 할 상황이었으므로 나는 그가 고마웠다. 그리고 오늘, 메일 주소와 똑같은 23년의 시간을 마감한다는 마지막 앨범을 들었다. 햇살이 뜨거운 가운데 피해서 그늘로만 걸어다니면서 듣기에 딱 좋은 곡들이었다. 빛이 존재하기 때문에 똑같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