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

[홍대] 꼬이-창가는 베트남

국물보다 면보다 고기 등 건더기가 더 많은 미국식으로 친숙해져 어쩌면 포(pho)를 비롯한 베트남 음식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영영 틀려 먹은 게 아닌가 생각하고 산다. 그런 가운데 홍대(주차장 골목)의 꼬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베트남의 그것과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든 게 적당히 깔끔하고 가벼운 가운데 고이 꾸온(스프링 롤)이나 반미에 든 고기의 양념과 불맛의 표정이 또렷하다. 창가 자리에...

눈먼 에머이

정녕 내가 에머이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아마도 의미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으리라. 첫 매장이라고 알고 있는 종각점에서, 나는 대접을 받아들자마자 당황했다. 이게 뭐지. 한식의 그것처럼 뜨거운 국물에 소위 ‘생면’이 담겨 있는데 이미 면발의 질감적 정체성을 잃은 상태였다. 그리고 국물에는 켜가 하나도 없었다. 이후에 그 매장이 일종의 ‘플래그십(?)’ 같은 존재며 프랜차이즈화가 예정되어 있고 그 주체가 어느...

[안산 원곡동] 고향식당-잔치국수와 불고기의 팔자

지난 주 심포지엄 참석차 안산에 갔다가, 주최측의 의지 덕분에 원곡동의 고향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4인이 베트남 만두(8,000원)와 쇠고기 라임 고추 볶음(15,000원)을 한 접시씩 시켜 나누고 1인 1 포(쇠고기)로 마무리했다. 이제는 이런 음식을 먹을때, 개별적인 음식에 대한 평가보다 엉뚱한 생각을 더 많이 한다. 한식, 특히 비슷한 가격과 입지 형식 등을 지닌 음식의 팔자 생각이다.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했다던데, 고향식당의 포에서...

집에서 포(Pho) 끓여 먹기

지난 번 레 호이에서 오랜만에 쌀국수(포)를 먹고는, 생각난 김에 집에서 만들어 보았다.  J.켄지 로페즈-얼트의 푸드랩 포스팅(이를 모은 책이 곧 나온다고. 얘기 나온지는 꽤 오래 됐다)을 보고 아주 오래전부터 실행에 옮겨 오겠다고 생각만 했었다. 아무래도 국물이 핵심이자 생명인데,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향의 핵심인 양파, 생강 등을 태우다시피 그을린다: 오븐-브로일러가 있다면 가장 편하고, 토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