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시국선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계란을 깐다. 먹기 위해서다. 아침 첫 일로는 참으로 유쾌하지 않다. 구멍 뚫린 국자에 올려 놓으면 흰자가 주르륵 떨어진다. 원래 이건 수란 등을 만들 때 흰자 가장자리의, 익으면 나풀거리는 것들을 미리 없애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요즘 계란은 흰자의 거의 전체가 그냥 후루룩 떨어져 버린다. 노른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창백하고 딱히 점성도 없다. 이런 계란을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