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음식은 왜 이다지도 암울한가
밖에 나갔다가 시간이 떠서 스타벅스에 앉아 몇 시간 일을 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파져서 간식과 끼니의 중간 역할을 해줄 무엇인가를 찾았으나 참으로 마땅한 게 없었다. 고민 끝에 사진의 단호박 계란 샌드위치를 골랐는데, 조합 자체도 뭔가 그런듯 아닌 것 같았지만 만듦새가 너무 형편없었다. 곤죽이 된 채소의 수분으로도 촉촉해지지 않는, 골판지 같은 식빵을 씹고 있노라니 인간의...
밖에 나갔다가 시간이 떠서 스타벅스에 앉아 몇 시간 일을 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파져서 간식과 끼니의 중간 역할을 해줄 무엇인가를 찾았으나 참으로 마땅한 게 없었다. 고민 끝에 사진의 단호박 계란 샌드위치를 골랐는데, 조합 자체도 뭔가 그런듯 아닌 것 같았지만 만듦새가 너무 형편없었다. 곤죽이 된 채소의 수분으로도 촉촉해지지 않는, 골판지 같은 식빵을 씹고 있노라니 인간의...
그래서 나도 설눈의 냉면에 식초를 쳐 먹었다. 한국 음식점의 식초라는 게 무슨 맛인지 알기에 차마 면에 뿌려 먹을 수는 없었고 (오늘도 이것이 ‘정통 평양식’이라고 따라하고 계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국물에 더해 보았다. 혹시 이 한없이 무맛에 가까운 국물이 식초를 더하면 표정이 좀 생길까? 생기기는 생겼으나 유쾌한 종류는 아니었다. 맛없는 국물과 맛없는 식초가 만나면 다른...
마침 생일 쿠폰이 있어서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스타벅스에 갔는데 (예상대로) 바나나파이 프라푸치노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슬픈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궁금했으니 어쨌든 사먹었다. 가격은 6,500원. 무엇보다 뚜껑이 궁금했다. 과연 빨대가 잘 꽂히기는 할까? 크러스트도 미심쩍지만 ‘휴지심’인 종이 빨대라면 플라스틱 제품에 비해 가장자리가 무디고도 두꺼워서 안 꼽힐 수 있지만… ‘쓸데없이 걱정하고 그러냐’라고 비웃듯 잘 꼽혔다. 맛은 어떤가. 일단 음료...
‘데운 아침햇살’과 ‘자판기 율무차’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궁금해서 애써 먹어보았는데 후자였다. 고명의 정체를 파악 못했는데(쌀칩 아니면 화이트 초콜릿칩 비슷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걸쭉한 액체에 적절한 아삭함의 대조를 주어 효과적이며 드문드문 비치는 짭짤함도 좋다. 공교롭게도 스타벅스에서 무엇보다 커피를 불신하는 나 같은 사람이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겠다는 한 줄기 희망을 안겨 주는데, 역시 단맛이 좀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