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채식 스시 단상

일 때문에 최근 채식 스시를 먹어 보았다. 이외에도 채식 요리군을 집중적으로 먹어보았는데, 전체적인 감상을 정리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이 채식 스시에 대해서만 잠깐 살펴보겠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 굳이 스시라는 형식을 따라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였다. 뒤집어 말하면 이 요리가 채식 준수 여부를 떠나, 스시를 먹고 싶은 이들을 만족시켜 줄 수...

[신라호텔] 아리아케

제주도도 아니건만, 아리아케에 가는 건 은근히 힘들었다. 예약을 잡아 놓았는데 사흘 안쪽으로 남겨두고 전화가 왔다. 셰프가 갑자기 일본에 가서 예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한 달은 채 안 되었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을 겪고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나의 자리 앞에 세면대가 놓여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당혹스러웠다. 알고 보니...

“와사비” 없는 스시와 음식의 정체성

두 글을 연결해서 쓰려고 어제 을밀대 냉면 이야기를 했는데, 그리고 나서 재미있는 저녁을 먹어 그에 대한 글을 쓰겠다. 말하자면 일종의 ‘쉬어가는 코너’다. 경기도에 일이 있어 갔다가, 전혀 메뉴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초밥을 먹었다. 15쪽에 23,000원. 언제나 스시는 이진법적인 음식이-먹을 수 있거나 없거나-라 생각하기에 애초에 아무런 기대가 없었고(배탈만 안 나면 된다?), 재료나 만듦새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