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

[망원동] 순대 일번지-살짝 덜 끓인 느낌

 간판부터 서예로 써 액자에 담아 걸어 놓은 메뉴판, 그리고 발을 들여 놓으면 펼쳐지는 ‘어셈블리 라인’까지, ‘순대 일번지’는 일단 분위기만으로 ‘먹고 들어가는’ 곳이다. 그런데 막상 순댓국(보통 9,000원, 특 10,000원)을 받아 들고 먹으면 뭔가 조금 아쉽다. 왜 그럴까? 며칠을 생각해 보았는데 무엇보다 살짝 덜 끓은 느낌이 났다. 건더기가 부위를 막론하고 꼬들꼬들하다 싶을 정도로 단단해서 국물과 겉돈다는 느낌이었다....

[약수] 원조 호남 순댓국-간의 감촉

평범한 당면 순대를 쓰는 집에 간(7,000원) 메뉴가 따로 있으면 호기심을 안 갈 수 없다.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단일 메뉴로 팔겠지? 그래서 주문해 먹어 보면 헤아릴 수 있다. 차게 나오는 간 대부분-전체는 아니다-이 촉촉하기 때문이다. 수원이 고향이라 어릴 적부터 순대를 참 많이 먹고 살았건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런 돼지간은 처음이다. 가장자리와 중심부의 감촉이 다른 간이라니. 순대의 곁들이가 아니면...

한국 음식문화의 포장 수준 (1)

사례 1. 친구네 집에 가는 길에 그 며칠 전에 맛있게 먹었던 초록마을의 노지 귤을 한 상자 샀다. 비닐 봉지를 100원에 샀는데 상자를 세로로만 넣을 수 있는 2차원적인 직사각형이었다. 그렇다면 상자를 가로로 넣을 수 있는 비닐 봉지도 있단 말인가? 물론 있다. 한국에서는 본 기억이 없지만. 일본에서 딸기 등을 사면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는 넙적한 봉지에 담아...

[을지로 3가] 산수갑산-한식의 두 갈래 ‘멘탈리티’

이보다 더 잘 삶고 잘 채울 수 있을까. 산수갑산의 순대나 부속을 먹으면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단순히 날것의 상태를 벗어나는데 그치는 조리가 아니라(그런 수육, 부속 꽤 많다), 분해를 통해 재료의 단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한 음식이다. 돼지가 분해 후 재조립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각 부위별로 최적의 구간에 머무르기란 어려운 일. 토렴의 덕을 어느 정도 입었으리라 짐작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