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

[동교동] 홍대순대국-김치와 밥의 균형

근처에서 영화를 보고 배가 너무 고파서 별 생각 없이 찾아 들어갔다가 작은 감동을 받았다. 한식의 핵심이자 균형을 잡는 요소인 김치와 밥이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김치, 특히 깍두기의 신맛이 두드러질 정도로 익어 맛의 균형을 잘 잡아주니 순댓국이 기름지거나 느끼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익지 않은 대신 고춧가루의 자극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김치를 늘 먹다 보니 이토록...

[국의 한국인 (9)] 합정순대국-‘특’ 포장은 2인분

지난 수요일, 근처에서 방송 촬영이 끝난 덕분에 합정순대국에 들러 포장을 해왔다. 간이 자욱하게 많이 된 음식을 한 세 끼분 먹었더니 너무 힘들어서 선택했는데 매우 훌륭했다. 농도가 적절한 사골 국물에 당면순대나 간부터 귀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위가 섞여 있는데, 단점이라면 살코기의 비중이 꽤 높다는 것. 살코기는 특히 결대로 찢었을 경우 조리를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썩 반기지 않는데, 정확히...

[강서구]오복순대국-강서구의 산수갑산?

‘미쳤네, 미쳤어. 블로그에 써야지!’ 코로나 1+년, 당분간 이렇게 살아야 할 텐데 이제 블로그도 일상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 개별 음식점의 리뷰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혹평 위주인 곳은 빼고 말이다. 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입에 착착 감기는 이 돼지 비계 덕분이다. 순댓국에 단 세 점 밖에 담겨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순대는 판단을 유보하는 게 맞지만, 이곳의 수육(15,000원)은...

[광화문] 화목순대국-짠맛과 매운맛의 균형

다대기를 빼달라고 주문하면서 밝혔으나 국물은 여전히 빨간색이었다. 물론 의심의 여지 없이 펄펄 끓고 있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지만, 그 뒤로 맛 본 국물에서는 참으로 적절한 매운맛이 낫다. 한 입의 시간축 위에서 맨 끝에 살짝 스치고 곧 자취를 감추는, 기분 좋은 느낌이랄까. 따로 시킨 모둠을 맛보니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소화기관이라 이에 저항이 없을 정도까지는 분해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