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삶이 충분히 비참하지 않다면, 닭가슴살 소시지

가끔 큰 토트백을 들고 나가 백화점 지하 매장을 돌며 처음 보는 식료품으로 가득 채워 돌아온다. 그렇게 가져온 것들 가운데 종종 대박이 터지는데, 최근에는 씨제이의 닭가슴살 소시지가 정말 대단했다. 정식 상품명은 ‘부드러운 닭가슴살 소시지’이지만 미안하게도 전혀 부드럽지 않아서 거짓말이라 여기기로 했다. 생각해보라. 닭가슴살 함유량이 무려 84퍼센트인 소시지가 과연 부드러울 수 있을까? 그렇다고 지방을 보충한 것도 아니라서 나머지...

상하목장 소시지와 쫀득함의 멍에

롯데 본점의 상하목장 매장을 지나다니며 눈여겨 보다가 소시지를 사먹어 보았다. 1. 일단 너무 달다. ‘아침식사용 소시지(breakfast sausage)’라고 메이플 시럽 등으로 단맛을 보강한 종류가 있는데 비슷하다. 이 정도로 달면 금방 물릴 뿐더러 같이 먹는 음식의 균형을 깰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억 번 쯤 말했지만) 짠맛의 지분을 상당 수준 잠식한다. 짜야 할 음식이 왜 달아야 하는지 알...

경북 왜관 성 분도 수도원 소시지 2종

성경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신학교에 보내지 않겠느냐’라는 이야기마저 듣던 소년은 결국 자라 무신론자가 되었다. 덕분에 성당 근처에만 가면 마음이 찔려, 소시지 두 종류를 먹어 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서울에선 명동성당에서만 살 수 있는 경북 왜관 분도 수도원 소시지 이야기다. 그냥 에두르지 않고 결론만 말하자면, 맛있다. 제대로 만든 소시지처럼 맛있다는 말이다. 먹기 전엔 경계했다. ‘첨가물을...

맹기용과 레시피의 저작권

이렇게 나는 맹기용 전담 블로거가 되어 가는가? 더 이상 글을 쓸 일이 없을 거라 믿었는데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또 도전한다. 문제는 레시피의 저작권 유무. 달리 말해, 레시피에 표절 및 도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없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5년 전에 미국의 사례를 찾아보았다. 책은 물론,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참고해 음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