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성수동에서 탄맛의 끝말잇기를 하며 놀았다

성수동의 모처에서 동치미국물 같은 내추럴 와인을 마시며 탄맛의 끝말잇기를 했다. 셰프가 노마에서 일을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발효한 무엇인가와 거의 태운 식재료로 맛을 냈는데, 전자보다 후자의 영향력이 훨씬 강했다. 모든 음식에서 꾸준하게 탄맛의 불향과 신맛이 피어 올라서 정말 끝말잇기를 하듯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음식에 연결해주면 될 정도였다. 다행스럽게도 조리 자체가 단단해서 다 같이 망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타파스보다...

[성수동] 오르에르- 쓸데없이 맛없는 케이크의 전형

아, 네. 몇 입 먹고 나니 갑자기 막막해졌다. 그렇군요. 케이크는 생긴 것보다도 맛이 없었다. 7,500원이면 그냥 공간의 입장료 쯤으로 생각하면 되는 걸까? 그러기에 공간도 딱히 큰 매력은 없었다. 계산대를 포함한 ‘홀’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너무 분할되어 있어 답답했고, 소위 ‘도끼다시’ 일색의 옛 건물에 들여 놓은 가구도 그다지 어울린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와 더불어 온도는 맞지만 멀건 커피를...

밀도(mealº) 식빵-공업의 승리?

유기농 밀가루에 숙성 등등을 이야기하지만, 밀도의 식빵을 먹어보면 공업적 느낌이 강하다. 물론  완전히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제빵은 가슴보다 인간과 기계의 팔다리 및 화학 작용에서 나온다고 믿는 사람으로써, 빵이 이제 거의 주술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한국의 현실에서 공업적으로 잘 만든 빵은 훌륭한 존재다. 말하자면 파리 바게트 같은 프랜차이즈 식빵에 공업의 힘을 더해 완성도 높게 다듬었달까. ‘저희는 화학 첨가제...

[성수동] 최악의 족발? 최악의 음식!

인생에서 바닥을 쳤다고 느꼈는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그럴때 언제나 최소한 한층 더 아래의 나락이 기다리고 있다. 음식도 인생의 일부라서 이치가 같다. ‘이게 최악의 맛없음이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다음이 기다리고 있다. 성수족발은 그런 음식이었다. 애초에 먹을 의도를 품지도 않았다. 기본적으로 ‘0대 음식’이라는 데 관심이 1도 없다. 기준이나 철학이 잘못된 음식이라면 그 안에서 순위를 매겨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