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동

[상수동] 라멘 트럭-인간은 라멘 기계의 꿈을 꾸는가

처음 갔을때 계란 1개를 추가했는데 전부 세 개가 사발에 담겨 나왔다. 한 개는 뭐지? 추가하면 두 개를 기본으로 주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고, 한 개의 흰자가 꽤 많이 뜯긴 것으로 미뤄 보아 그냥 팔기 뭐한 걸 주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아니면 단순한 주문 착오거나. 하여간 맛계란 세 개가 가세한 라멘은 좀 웃겼다. 일단 차가우니 국물 온도가 떨어졌고,...

[상수동] 탄탄면공방-괜찮은 그릇과 부족한 선택

‘우리 입맛에 맞추었다’는 문구를 볼 때마다 당연한 얘기지만 1. 방법론, 2. 효과에 주목한다. 홍대-상수에 각각 매장이 하나씩 있는 탄탄면공방에서도 그런 문구를 보았다. 정확히 무엇을 우리 입맛에 맞춘 건지 궁금하다. 일단 기본이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국물-베이스가 터질듯한 공업의 맛을 품고 있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아주 살짝 더 익혀 나왔다는 느낌이었지만 면도 괜찮았다. 국물에서는 역시 땅콩버터가 핵심이다. 레시피를 찾아보니...

[상수동] 챠오-3개월만의 재방문

을밀대의 냉면을 먹고 그날,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다. 머리가 복잡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 냉면국물 같달까. 다만 나는 내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냉면국물은 어떠한가. 만드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먹는 사람들은? 이것이야 말로 수동적 공격성(passive-aggressiveness)가 맛으로 구현된 예가 아닐까? 그날 한 끼 반 정도를 먹었는데, 배고픈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상수동] 트라토리아 챠오-맛내기 authorship의 부재

우연히  홍대 지역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 ‘스트리트 H’에서 기사를 보고 지난 주 가보았다. 2만원 아래의 음식과 5만원 아래의 와인을 적절하게 내는 비스트로/트라토리아는 음식만 잘 한다면 귀한 존재다. 음식은 물론 술의 측면에서도 현재의 음식 문화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 늘 이야기하지만 음식과 같이 먹을 수 있고, 또 12-15도 사이의 도수와 그에 따른 ‘볼륨’ 때문에 와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