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삿포로] 몰리에르-사소한 결핍의 축적

휴가 직후 쓴 짧은 글에서 밝혔듯, 삿포로에서는 아주 열심히 먹지 않았다. 대신 두 군데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양식(프랑스), 일본요리-에서 먹은 게 거의 전부였는데,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2012년, 미슐랭에서 삿포로 특별 가이드를 발간한 적이 있다. 몰리에르(Moliere)는 거기에서 별 셋을 받은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로, 홋카이도 전역에 걸쳐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라팡 그룹의 간판 레스토랑이다. 북해도산...

삿포로 휴가 후기-통제와 환상

휴가를 휴가처럼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 게으름을 부렸다. 덕분에 ‘이건 꼭 해야만(먹어야만) 한다’라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고 오래만에 느긋하게 굴었다. 가져간 음반도 다 듣고 책도 다 읽었으니 그만하면 성공이었다. 사진의 사과를 먹으며 통제에 대해 생각했다. 과연 일본 음식이란 어떤 음식인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걸까. 기껏해야 1~2년에 한 번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