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한국형 못생긴 스콘의 실태

지난 주말의 베이킹 메뉴는 드롭 비스킷이었다. 원래 간단하지만 최근 더 간단한 레시피를 발견해서 시험해보았다. 일상적인 재료에 상온의 크림을 데운 뒤 계량컵으로 떠서 구우면 되는, 정말 간단한 레시피이다. 준비부터 구워 먹기까지 딱 20분 걸렸다. 음식에 우열이 있나 싶지만 비스킷 혹은 스콘의 세계에서는 이게 버터를 문질러 섞은 뒤 액체를 더해 접어 굽는 것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일단 켜를 만들어...

이미 질식사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

슬슬 질식사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는 도너츠를 살펴보고 나니 이미 맛의 세계를 하직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들이 생각났다. 1.마카롱: 마카롱의 핵심은 껍데기일까 소일까? 한국에서는 후자라 믿었으니 지옥의 뚱카롱이 탄생했다. 마카롱의 원조라는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마저도 몰아내는 한국형 뚱카롱의 파워! 2. 레이어드 케이크: 크리스티나 토시의 디저트는 충분히 독창적이지만 미국의 질펀한 맥락 속에서만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정교함을 대신 푸짐함을 선택한 케이크가...

퇴사학교 스콘

‘퇴사학교’라는 곳이 있다. 말 그대로 직장인들의 퇴사 이후 삶에 대한 준비를 도와준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그냥 학원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회사를 다니기 힘들어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업이라니. 많은 요인이 얽혀 퇴사를 고민하겠지만 결국 관건은 보수일 거라 생각하는지라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업의 정당성을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과연 그들에게 돈을 받고 정말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한 비전을 보여줄 수는...

빵보다 의식: 비스킷과 바게트

오랜만에 여유를 부린 광복절 사흘 연휴, 한반도를 방문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성화의 은총에 힘입어, 의식에 더 가까운 두 가지 빵에 도전했다. 미국 남부의 비스킷과 프랑스의 바게트. 먼저 비스킷부터 따져보자면, 이건 도전한지가 이미 십 년은 족히 되었는데 아직 단 한 번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오죽하면 이런 글까지 썼겠는가. 만들 때마다, 즉 실패할 때마다 트라우마가 커져서 요즘은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