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한남동] 오아시스-대한민국 브런치의 최전선

프렌치토스트는 빵의 겉에만 계란물이 배어 있고 팬케이크는 살짝 덜 익어 미끌거리고 밀가루 냄새가 난다. 콩포트는 해동한 냉동과일 그대로이거나 익혔더라도 과일이 시럽과 적절히 어우러지지 않는다. 맛보다 시각성(“인스타그래머블한”)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인데, 사실 요리에서 이 모든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딱히 걸리는 구석이 없지만 그렇다고 먹고 일어날 때...

브런치의 비극

며칠 전, 아침 혹은 점심을 두 번에 걸쳐 먹었다. 음식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래본 적이 아마 딱 한 번 있었을 것이다. 6년 쯤 전의 나파 밸리 여행이었던가. 꼭 먹어 보고 싶은 음식은 많았고 일정은 짧아서 밀어 붙였는데, 역시 굉장히 힘들었다. 이후로 절대 그렇게 먹지 않는다. 모든 취재를 위한 음식은 반드시 끼니로만 먹는다. 많이 먹어야 할 세...

[동교동] 트래블메이커-자연스러운 컨셉트의 소화 흡수

지난 주 글을 올린 ‘버터밀크‘에 비하면 동교동의 트래블메이커는 효율적인 곳이다. 앞서 언급한 ‘빠른 주문’에 걸맞게 팬케이크가 금방 나온다. 미리 대량으로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가져다 주는 등, 미국 다이너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소화 흡수한 컨셉트도 훌륭하다. 최소한 한 면은 바삭하게 지진 해시브라운을 필두로, 각 요소의 조리도 가격-시간-격의 삼각형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좋다. 그런데 옥의 티라고, 팬케이크가 아쉽다....

[홍대/창전동] 버터밀크-‘빠른 주문’ 음식의 시스템

팬케이크를 한국에서 돈 주고 사먹어본 기억이 없다. 버터밀크에 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트위터에서 자리 논란-4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돌려보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곳이기에. 분위기 같은 것보다 ‘세팅’이 궁금했다. 팬케이크를 비롯한 브런치 메뉴는 기본적으로 빠른 주문(quick order) 요리다. 재료가 간단하고 준비 시간도 적게 걸리므로 잘 달궈 놓은 번철만 있다면 몇 분이면 내올 수 있다.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