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아메리칸 헤리티지 영영사전

영영사전은 (기억이 맞다면) 대학 졸업 후 GRE 공부를 시작하면서 쓴 것 같다. 요즘도 연락을 하고 지내는 아무개 선생님이 ‘영영사전으로 공부해야 된다’라고 하면서 추천해 주셨던가. 아니면 그 이전부터 이미 썼었을 가능성도 있다. 아메리칸 헤리티지 이전에 롱맨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영영사전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다시 한영사전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단어의 정의를 더 잘 설명해준다는 건...

제이크루 캐시미어 스웨터

지난 번에 스웨터는 가고 실만 남았다고 썼는데, 알고 보니 스웨터도 남아있었다. 바지를 거국적으로 버리려고 주섬주섬 챙기는데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지도 오래 되었지만 어차피 보풀이 너무 많이 일어 입기 어려운 상태였다. 과거의 물건을 발견할 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이 미워하는 자신을 받아들이며 살기란 언제나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묵은 내비게이션

언제였더라, 2011년이었던가. 샌프란시스코부터 차를 빌려 포틀랜드를 거쳐 시애틀까지 올라가는 열흘 남짓의 여정을 계획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빌리는데 ‘오래 빌리니까 기름값 덜 들게 업그레이드를 해 주겠다’며 미니를 선심 쓰듯 내주었다. 차에는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으니 ‘딱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런가보다 넘겨왔었는데 실제로 몰아보니 정말 너무 딱딱했다. 그런 가운데 내비게이션이라고 추가금을 내고 빌린 건 80년대 게임 스크린 같은, 조악한...

빈폴 옴므 브이넥 스웨터

10년이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지금보다 몇십 킬로그램 적게 나가던, 말하자면 성인 최저 몸무게를 찍었던 시절에 빈폴 옴므에서 산 스웨터 두 벌을 버렸다. 사진의 날짜를 보니 작년 8월 1일, 따라서 그 뒤 며칠 내로 헌옷 수거함에 넣었을 것이다. 캐시미어는 아니었다고 기억하고 있으니 메리노일 가능성이 높은데 브이넥에 몸통 한 가운데에 들어간 디테일을 좋아했다.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