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코츠

[연남동] 사이토 라멘-이것은 라멘의 코리안 드림

딱히 라멘을 먹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상호도 보지 않았다. 사실 목적지가 따로 있었으나,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이었다. 그래서 돈코츠(8,000원)를 먹었다. 오, 이것은. 잇푸도의 3종 고명 포함 12,000원짜리 라면이 ‘일본 라면의 현지화’라면, 이것은 이미 현지화가 끝난 한국식 라멘 같았다. 이쯤 되면 ‘라멘’ 아닌 ‘라면’이라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 두터움을 한 켜 적극적으로 걷어낸 국물은 계란 포함 차가운...

[신사동] 잇푸도-최선은 언제나 차악

블로그질 12년에 한 가지 음식에 대한 글을 일주일 내내 쓴 적이 있던가. 없는 것 같다.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열과 성을 다해 검색하지는 않았다. 그, 어떤 파워블로거께서 고깃집에게 고소당해 법정 분쟁을 벌이면서 계속해서 고깃집을 다녔던 일화가 있지 않던가. 그거 멋있다고 생각했다. 진심이다. 그래서  비슷하지도 않지만, ‘오마주’라고 한 번 억지를 부려보자. 라멘에 대한 글을 또 쓴다는 말이다. 일본에...

[서교동] 라멘 지산-국물의 신기한 농도, 면과 조화

이왕 라멘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니 좀 더 써보자. 이번엔 서교동의 라멘 지산이다. 참으로 신기했다. 어떤 재료를 쓰면 이런 농도, 또는 점도가 나올 수 있을까. 원하는 맛을 내려 재료는 달리 선택할 수 있지만, 걸쭉함 등 국물의 감촉은 지방과 젤라틴이 책임진다. 지방이야 그렇고 단백질인 젤라틴은 껍질, 연골 등을 끓여, 콜라겐을 분해시켜 얻는다. 그래서 일종의 편법이지만, 가공된 젤라틴만 따로 섞어...

[홍대] 쿠자쿠-0.8배 희석된 일본의 맛

춥고, 꾸물꾸물하고, 눈발도 날리는 날씨. 아무래도 국물 음식이 생각난다. 어젠 드물게도 라멘이 떠올라, 대강 검색을 통해 쿠자쿠에 가보았다. 그리고 굳이 수치를 들먹인다면 약 0.8배 정도로 희석된 일본의 맛을 먹고 왔다. 물론 이건 총체적 경험으로서 맛으로, 나눠 따져보자면 라멘에서 결정적이라 할 수 있는 온도와 맛 양쪽 측면 모두 그러했다. 라멘이란 어떤 음식인가. 뜨끈하고 두터운 가운데 짭짤함이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