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인천공항] 평화옥-형편 없는 공항 음식

지난 주, 볼일이 있어 근처에 갔다가 인천공항 제 2 터미널의 평화옥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도 공항에 간 적이 없지는 않겠지만, 정말 음식을 먹으러 찾아간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음식이, 근본이나 족보 같은 게 없음에도 여전히 꾸역꾸역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소위 ‘모던’ 한식 셰프의 시도가 궁금했다. 그리고 나의 궁금증은 채 주문도 하기 전에 굉장히 분명하게 해소되었다....

[북창동] 애성회관-국수와 단맛, 짠맛, 신맛의 상호작용

왠지 상호에 정이 가는(…) 이곳의 국물은 달다. 수준의 차이는 분명히 있었지만 표정이 어떤 종류의 일식 국물, 또는 분명히 1980년대에는 엄연히 메뉴에 올라 있었으나 사라진 불고기덮밥-실체는 규동-과 흡사했다.  그래서였을까, 사실 토렴되어 나오는 밥보다 국수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뭐랄까, 좀 웃기는 국수였다. 중면보다 굵은데 우동보다는 가늘다. 미리 삶아 불을만큼 불어서 혹 원래는 중면이 아니었을까 의심도 해 보았는데...

[방화동] 원조나주곰탕-수육의 탁월함과 국물의 허망함

어쩌다가 방화동까지 곰탕을 먹으러 갔다. 같은 강서지역이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도 꽤 멀다. 토요일이었는데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수육이 꽤 훌륭하다. 별 생각 없이 소(180g 20,000원)를 주문했는데 ‘스지’를 포함한 세 가지 부위의 조리가 하나같이 모두 훌륭했다. 언제나 떠올리면 치가 떨리는 을밀대의 수육 같은 것은 물론, 시내에서 먹을 수 있는 웬만한 수육보다 훨씬...

[그랑 서울] 수하동-2만원 짜리 가난의 맛

엉겁결에 ‘이십공 주세요’라고 주문 넣고는 웃었다. ㅋㅋㅋ. 나 지금 뭐하는 거지. ‘초짜’ 티내는 건가.  이런 식의 은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필라델피아에 필리 치즈스테이크 원조라는 두 집이 서로 마주보고 장사를 하는데 한 군데에서 은어 시스템을 쓴다고 한다. 주문 창구 앞에 붙여 놓는다고. 은어를 안 쓰면 주문을 안 받던지 면박을 준다고. 다 웃기는 짓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초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