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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 옴므 브이넥 스웨터

10년이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지금보다 몇십 킬로그램 적게 나가던, 말하자면 성인 최저 몸무게를 찍었던 시절에 빈폴 옴므에서 산 스웨터 두 벌을 버렸다. 사진의 날짜를 보니 작년 8월 1일, 따라서 그 뒤 며칠 내로 헌옷 수거함에 넣었을 것이다. 캐시미어는 아니었다고 기억하고 있으니 메리노일 가능성이 높은데 브이넥에 몸통 한 가운데에 들어간 디테일을 좋아했다. 어떤...

시인과 대기자

얼마 전 시집을 몇 권 샀다. 다소 개인적이었으므로 그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이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그런데 사고 얼마 뒤, 시인 한 사람이 고전 음악 지휘자를 비난하는 글을 썼다. 그가 어디에서 책을 내는지 찾아보지 않았는데, 하여간 요즘 내가 산 시집 가운데 그의 것은 없다.  어쨌든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시집 구매의 의미는 무엇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 글에 뭔가...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2)-여건, 또는 ‘전업’의 의미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2)-여건, 또는 ‘전업’의 의미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1)-형식과 분량에 대한 고민 [부제] 허핑턴 포스트의 무고료 정책과 전업 글쓰기의 의미 분명히 블로그 어딘가 썼을테지만 찾아보기 귀찮으므로 그냥 동어반복을 해보자. 몇 년 전, 모 “진보” 신문의 “웹진” 필진으로 영입된 적이 있다. 1주일에 한 편인가 올리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고료를 5만원 준다고 했다. 다만 원고지로 따졌을때 15매 정도인가 하는 분량 하한선이 있었고, 시험삼아 올린 포스팅에는...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1)-형식과 분량에 대한 고민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1)-형식과 분량에 대한 고민

얼마 전, 미식축구(NFL) 지명대상인 미주리 주립대의 수비수 마이클 샘이 커밍아웃했다. 예상대로 4월, 4~7 라운드 사이에서 지명된다면 미식축구 사상 최초의 현역 ‘오픈리’ 게이 선수가 될 것이다. 뉴스를 접하고 이와 관련된 글을 쭉 읽다가 그 이전 ESPN의 자매 사이트 그랜트랜드에서 글을 통한 성전환자의 ‘아우팅’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딱히 스포츠 전문이라기보다 어디에선가 주워들은 것처럼 ‘스포츠의 탈을 쓴 라이프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