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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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쉰 살이 되었다. 자못 충격적이다. 1월이었나, 나보다 다섯 살 많은 상담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쉰 살이 되셨을 때 어떠셨어요? 요약하자면 버거웠다는 답을 들었다. 그렇다, 버겁다. 여느 해와 달리 나는 2월인가부터 날짜를 세고 있었다. 오십, 오십 살이 되는 날까지 사십 오 일, 사십 사 일… 이런 적이 스무살 생일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다. 마흔 살에 ‘나의 아버지가 마흔...

이대 나온 여자 아들 이대에서 강연한 이야기

아버지가 서울대를 나왔지만 ‘서울대 나온 남자의 아들’이라는 말은 농담으로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사실 그저 아버지 아들인 것도 버겁다(물론 그가 대단한 인물이었다거나 그런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인성 문제다). 그런데 어머니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 유명한 김혜수의 대사를 차용해서 ‘나 이대 나온 여자 아들이야’라고는 말하고 싶다. 물론 엄청나게 진지한 건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데는 어머니도 있지만 큰이모가...

뉴진스

뉴진스

꽤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나는 뉴진스가 힘들다. 싫거나 미운 감정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 저 깊숙한 곳에서 피로감이 밀려온다. 실제로 나는 그들이 등장한 뒤 아이돌, 좀 더 정확하게는 걸그룹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데뷔곡인 ‘어텐션’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노라니 내 안에서 무엇인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2015년부터 대략 그들이 데뷔할 때까지의 5-6년 동안 나는 걸그룹을 꽤 좋아했다. 기억에...

브루탈리스트-왠지 모자란 캐릭터 발달

브루탈리스트-왠지 모자란 캐릭터 발달

건축가가 주인공인 영화인데 에이드리안 브로디가 주연이고 제목은 ‘브루탈리스트’라면 나같은 건축전공자는 정말 꼭 봐야만 한다. 그런데 요즘 영상을 잘 못 보는 상태라 미적거리다가 홀연히 귀인이 나타나주셔서 같이 보았다. 볼 때는 ‘아, 좋다’라는 인상이 강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감흥이 상당히 사그라들었다. 계속 곱씹어 보았는데 더 절절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무엇보다 캐릭터 발달이 덜 된 것을 배우들이 개인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