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피양 공항점 냉면과 육수에 대한 생각
냉면 육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논쟁이 벌어지는지 아닌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만약 그렇다면 결국 핵심은 고기국물을 차게 먹는다는 데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음식은 온도에 따라 맛이 다르다. 언제나 뚝배기에 팔팔 끓여 나오는 찌개며 탕을 먹는 게 바보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뜨거워서 맛을 모를게 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차게 먹으면 높은 온도에서 못 느끼던 맛 또는 냄새가 두드러진다. 멸치랑 콩나물만 넣고 끓인 국도 차게 식혀 먹으면 때로 비린내가 거슬릴 때가 있다. 고기국물의 경우 그럴 확률이 더 높다. 특히 국물의 재료가 싸구려라면 더더욱 그렇다. 여기에서 국물에 더하는 재료의 당위성이 치고 올라온다. 산(또는 신맛)을 더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평양 냉면의 동치미 국물이나 함흥 냉면의 그 온갖 다대기 같은 것들을 넣는 목적이 그런 측면에도 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음식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육수를 위해 과연 얼마나 좋은 고기를 쓸 수 있었을까? 물론 김치국물 그 자체가 시원하기도 하지만 정말 웬만큼 고급이 아니고서는 차게 먹는 고기국물에서 잡내가 안 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기가 정말 좋다면 동치미 국물 이런 것 섞지 않고도 고명이나 딸려 나오는 김치의 신맛 정도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며칠 전에 먹었던 봉피양 공항점의 냉면. 본점에 가서 먹어 볼때까지 말과 생각 모두 아끼고 있기는 하지만 이 냉면에는 정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더라. 다 먹기도 전에 혀가 코팅됐다. 강남점에 종종 가는데 거기에서는 이런 느낌이 없었다.13,000원. 계란 지단 같은 걸로 장난치지 말고 편육이나 한 쪽 더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봉피양도 자꾸 마케팅발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 by bluexmas | 2011/08/11 10:28 | Taste | 트랙백 | 덧글(2)
강남역본점, 방이동1호점과 다른 분점들 음식 차가 분명히 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