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필레 오 피시버거-부드러움의 실마리

그렇지 않아도 필레 오 피시버거(이하 ‘피시버거’)가 먹고 싶어 입맛을 다시던 요즘이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에 놀러가고 싶다는 의미이다. 한국에는 없으니 일본에 놀러가서 3박4일 동안 시내에서 한 번,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한 번 먹으면 딱 좋았던 피시버거. 왜 한국에는 없는 걸까? 일본이 참치처럼 배째라는 태도로 그냥 팔고 있는 걸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피시버거 패티의 지속가능성은 요즘 괜찮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명태(알라스칸 폴락)으로 만들고 있다고. 다만 이 또한 최근 어획량이 줄어 우려가 좀 되는 상황이라고는 하는데…

이런 사람이니 한국 맥도날드에서 피시버거를 내놓았다는 소식에 맨발로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 연말까지 한정이라는 더블피시 버거를 먹어보니 빵과 패티의 부드러움은 훌륭했으나 타르타르소스가 적었다. 피시버거는 패스트푸드치고 간이 엄청나게 많이 되어 있지도 않고 치즈도 ‘맛을 가린다’는 논리로 반 장 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맛의 균형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질감의 차원에서 훨씬 더 중요하다. 빵이나 패티가 최선을 다해 부드럽지만 질감의 차원에서 이들을 아울러주려면 부드럽기보다 흐르는 소스가 필요한데 부족하다보니 총체적으로는 심심하고 답답한 결과를 낳는다.

그래봐야 더블피시버거가 단품으로 5,500원이니 크게 실망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가운데, 생선까스를 비롯한 다른 튀김 음식의 부드러움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나는 지난 백만 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튀김은 부드러운 속재료를 보호하는 조리법이다’라고 개념을 설파해 왔으나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흰살생선까스를 매우 좋아하는지라 최근에도 동네 돈까스집에서 포장을 해왔는데 과조리에 옷과 속재료가 분리되어 주섬주섬 다시 입혀 입에 넣는 마음이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튀김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는데 다같이 먹어보면서 고민 좀 해볼 수 없을까? 더블피시버거 세트가 6,500원이다.

*사족: 사실 피시버거의 부드러움은 맥도날드 혹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도 일종의 예외이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도 패티를 반드시 웰던으로 구워야 하므로 뻣뻣할 수 밖에 없고, 케첩이나 마요네즈 같은 소스로 균형을 맞춰둔다. 하지만 피시버거는 재료 자체가 더 부드럽고 빨리 익기 때문에 결과물도 그렇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