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한국인(6)] 장원표 돼지국밥-잠재적 라멘 스프
한국인의 피에 흐르고 있는 국의 레토르트 버전들을 살펴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연재 ‘국의 한국인’ 시리즈, 여섯 번째로는 장원표 돼지국밥(1팩 6,900원)을 모셔왔다. 어떻게 모셔왔느냐고? 그냥 네이버를 검색해 별 나오는 것들 가운데 별다른 첨가물을 안 쓴 물건을 골랐다. 장원표 돼지국밥의 국물은 사골을 일정 비율 써서 그런지 ‘바디’가 너무 퍼지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맛이 딱 떨어진다. 그래서 모든 제대로 만든 돼지 국물이 그렇기는 하겠지만 특히 라멘 스프의 바탕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빼어나 보이고, 밥보다는 밀가루면을 마는 게 더 잘 어울린다.
따로 진공포장한 건더기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무난하지만 전부 단가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하면 국물에 포함돼 일체형으로 포장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 하여간 대부분의 국밥집이 북적거리고 국물은 뜨거워서 편하게 먹기가 어려운데, 이런 제품 덕분에 집에서도 대강 아무 옷이나 추레하게 입고 널부러져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작년에 출간된 데이비드 장의 자서전 ‘Eat A Peach’에 ‘프랑스 선생님에게 돼지 국물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더니 야만인이나 먹는 거라 그래서 슬펐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가 좋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