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건포도식빵-아직 아쉬운 반죽

동네 세븐일레븐에 신문을 사러 갔다가 광고를 내세운 식빵이 있기에 사봤다. 꽤 두툼하게 썬 두 장에 1,500원.  두께며 브리오슈를 닮은 조직, 후한 건포도까지 감안한다면 프렌치토스트에 딱 어울릴 식빵이다. 하지만 그러면 맛을 모르고 먹을 수 있으므로 일단 일부는 생으로, 일부는 토스터에 구워 먹어보았다.

미사여구와 함께 전면에 등장하는 건포도는 적어도 이름값은 했다. 촉촉할 뿐더러 향도 제법 품고 있어 맛있는 반면 빵은 대량생산의 한계를 의도적으로 극복하지 않은 듯 생기가 없었다. 두께가 있으므로 토스터에 구우면 겉이 바삭해지면서 질감의 대조가 생기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엄청나게 의미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이렇게 다 먹고 나니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어 한참 머리를 굴려본 결과 이 빵은 무엇도 아닌 공장생산 파네토네였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프렌치토스트용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세븐일레븐은 물론 GS25도 요즘 베이커리 라인을 전면적으로 강화하는지 새로운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호기심 가는대로 이것저것 사먹어 보고 있는데 지방의 비율이 웬만큼 높지 않다면 발효 반죽은 약점을 바로 드러낸다.

단가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텐데, 그렇다면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예산인지 기술인지 궁금해진다. 사실 빵 만큼 태생 자체가 공업적인 음식이 없을 텐데, 이제는 웬만하면 먹을 수 있고 또 없는 상태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수준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빵은 먹을 수 있는 축에 속하는 것이고,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에서 구워 파는 식빵은 드러내 놓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은 완성도로 팔린다. 2021년이면 이것보다는 나을 수 있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