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아이스크림-의도적인 불량품
*Note: 서울유업의 저지 우유를 컬리에서 판매하고 있다. 어제 글을 쓰면서 검색했을 때는 드러나는 게 없었던지라 다시 찾아보니 뉴스가 나오지는 않는 모양이다. 서울유업 홈페이지의 제품 소개에도 올라있지 않다. 컬리의 후기 등록 일자를 살펴보니 12월 첫째주부터 판매한 것 같다.
하. 뚜껑 속의 비닐 포장을 뜯으니 밀도가 낮아 보이는 아이스크림의 조직이 드러났다. 그러면 그렇지. 맛을 보니 영락없다. 아무런 중량감 없이 혀에서 바로 녹아 사라져 버린다. 우유 53.03, 유크림 25퍼센트를 썼다고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것은 그냥 ‘투게더’일 뿐인데 서울우유에서는 무려 ‘진짜 우유 아이스크림’이라 광고를 하고 있다. 이런 제품을? 가격도 9,000원 안팎인데? 기가 막힌다.
‘정제수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광고를 하면 뭐하나, 애초에 증점제를 써서 만들고 있는데. 찾아보니 정제수를 쓰는 하겐다즈는 증점제를 쓰지 않고 만든다. 우유와 크림을 제대로 써서 만든다면 유지방이 있으니 증점제를 써야 할 이유가 없다. 어떻게 이런 의도적인 불량품을 2020년에 내놓을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그나마 매일우유는 의미 있어 보이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는 반면, 서울우유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얼마 전 종로에 나갔다가 서울우유 카페에 들러 물어보았더니 저지 우유는 더 이상 팔지 않는다고 한다. 2018년 출시 당시의 뉴스를 찾아보니 ‘점차 판매처를 늘려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는데 카페에서는 ‘한정판이라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늘 말하지만 지금 당장 저지 우유가 도탄에 빠진 유업 세계에 구세주(우?🐮) 역할을 할 것도 아니다. 있는 홀스타인만으로도 얼마든지 현재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데 이런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인구도 인기도 줄고 있고, 제대로 된 치즈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럼 결국 이런 아이스크림류가 최선의 대안일 수 있는데, 현실은 의도적인 불량품, ‘투게더 2020’이다.
늘 말하지만 하겐다즈가 한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아이스크림이라는 사실도 너무나 처참하지만(그것도 10년 이상!),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면 이런 의도적인 불량품보다 1,000원 밖에 안 비싸다는 사실 대체 어쩔 것인가? 그것도 온갖 다양한 맛이 폭발하는 시대에 흰우유, 딸기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아이스크림이라니 대체 이 무슨 시대 착오적인 접근이란 말인가. 정말 처참해서 살 수가 없다. 대체 소비자를 뭘로 보면 이런 제품을 버젓이 만들어 파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