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한국인(1)] 수백당 돼지국(밥)-훌륭한 발상, 훌륭한 국물

눈에 띄는 대로 각종 국물을 사먹어 보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광고를 발견했다. 맛에 대한 기대 이전에 냄비에 넣기 편하라며 원반으로 잡은 모양에 이끌려 구매 버튼을 클릭했다. 어찌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생각해서 실행에 옮긴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고기가 100그램 들어간 1인분에 7,000원.

그리고 국물은 그런 발상에 걸맞게 훌륭했다. 광고에서 내세우는 최고급 대파나 히말라야 핑크소금(!)의 효과는 아무래도 좀 미심쩍지만(특히 후자), 원료 목록에 분명히 조미료가 없음에도 일궈낸 감칠맛과 균형이 훌륭했다. 미리 소금간을 했다는 사실을 내세우는 걸 보니 요리 주체가 주도권을 잘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특히 대량조리에서 소금+열이 끌어낼 수 있는 맛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좀 더 많은 요리 주체가 적극적으로 소금간을 해야만 한다. (정반대로 소금간을 전혀 하지 않았음을 내세운 국물 제품도 본지라…) 이래저래 평년보다도 더 길고 긴 겨울 한두 점 냉동실에 쟁여 놓기 좋은 제품이다.

완제품 국물류를 먹고 있다 보면 적정 단가에 대해 자연스레 의문을 품게 된다. 한참 동안 외식이 어려운 현실에 적응하느라 많은 음식점이 포장 완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어찌 보면 외부의 압력으로 인해 변화와 발전이 좀 더 빨리 이루어지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공간과 서비스, 집기와 반찬, 밥 등을 전부 들어냈을때의 제품 가격은 음식점에서 먹는 것의 몇 퍼센트 수준이어야 적정할까?

*사족: 작은 플라스틱 종지에 담긴 다대기가 딸려오는데 국물 자체의 포장 및 편의성, 더 나아가 노동력의 균형 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좀 더 간결해질 필요가 있어 보였다. 동결 건조 등으로 라면 스프처럼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