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콘파이-단맛의 실패
1,000원짜리 음식을 ‘먹어라/먹지 말아라’라는 결론을 달아 리뷰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거의 웬만한 경우 지출이 경제적인 타격을 입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로리의 섭취라든가 음식에 대한 감정적 기대의 붕괴 등을 생각한다면 분석 정도를 해서 나쁠 건 없으리라 본다.
그래서 맥도날드의 신상품이라는 콘파이를 먹었다. 어차피 매주 화요일은 ‘더블쿼터파운더 치즈 데이’이고 뱃속 상황에 따라 애플파이를 디저트로 선택하므로 대신 콘파이를 사는 게 큰 일은 아니었다. 1,000원이니까 두 개를 사서 한 개는 바로 먹고, 다른 하나는 약 20시간 뒤에 먹었다.
이런 가격의 패스트푸드라면 ‘맛이 있다/없다’ 보다 ‘결정적으로 역한 요소가 있는가’를 본다. ‘윽 이건 이상한데?’라고 느껴 다시는 손이 안 가게 만드는 요소 말이다. 그런 게 있다. 옥수수의 뒤에 깔리는 단맛인데, 살짝 괴상하다. 대량생산 식품의 감미료는 높은 확률로 설탕이 아닐 수 있으며, 또한 옥수수라는 식재료는 짠맛과 단맛 둘 다 그럭저럭 잘 수용하는데도 이 느글거리는 단맛이 불쾌했다.
게다가 이런 단맛이 옥수수 알갱이를 터뜨리면 증폭되는 것이라 한결 더 불쾌해진다. 요즘에는 ‘옥수수콘’이라는 괴상망측한 호칭으로 불리는 노란 옥수수, 즉 ‘스위트콘’인데 통조림 등으로 먹을 수 있는 것보다 껍질이 조금 더 질기다. 그래서 힘을 주어 씹으면 터져 나오는 액체의 단맛이 불쾌하다. 이전에 혹평을 들었던 맥도날드의 콘스프도 이런 단맛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잘 모르겠다.
사실 이 파이 자체에 나는 설계의 결함이 있다고 본다. 애플파이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일단 껍데기가 그렇다. 대량생산에서 견디도록 겉에 바삭함을 일정 지분 심어 놓았지만 속은 굉장히 질기다. 식은 뒤에 먹는다면 연령 및 치아 건강에 따라 이와 턱이 아플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뉴욕의 맛 모모푸쿠’에 이를 재현하는 레시피가 있다).
그리고 소(필링)는… 애플파이도 이것도 차라리 과육이라는 것이 씹히지 않도록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 실물의 존재가 만족감을 좀 더 줄 수 있다는 계산인 것 같은데 질감이 전체의 경험에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말하자면 ‘질긴 크러스트+누글누글한 필링의 실물=질감의 괴식’이다. 여기에 좀 괴기한 단맛을 더하면 콘파이가 된다.
차라리 후식보다 짠맛쪽으로 설계해 간식으로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