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갓포아키-찬 음식 > 더운 음식

IMG_1959 첫 방문에서 방어회 단 한 쪽이 무척 만족스러웠다(하지만 이 분할은…). 반면 볶음밥을 비롯한 더운 음식은 대체로 불만족스러웠다. 간 (볶음밥)이나 질감 (튀김), 익힌 정도가 최적구간에서 반 박자 이상 비껴난 인상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찬 음식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전체의 만족도가 급락할 수 있는데…

IMG_2158 다음 번의 방문에서 정말 그렇게 느꼈다. 결정적인 요인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회. 절반 정도는 푸석한 질감 사이로 아무런 맛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부드러움 사이로 고소함이든 감칠맛이든 또렷하고 탄탄하게 구조를 펼쳐야 되는데 바탕도 제 역할을 못하고 그 위에 펼칠 구조도 없다. 말이 길었는데 ‘무맛’이었다는 말이다. 역시 최적구간을 좀 벗어난 느낌이었다.

IMG_2159 찬 음식은 정체성, 특히 맛을 이루는 요소의 대부분을 먹는 이가 주문하기 전에 준비할 수 있다. 어떤 요리 세계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일식에서 회의 비중을 생각한다면 한층 더 중요할 수 있다. 반면 튀김이든 구이든 볶음이든, 뜨거운 음식은 주문을 받고 조리를 시작해 제한된 시간-먹는 이의 인내심은 한정적인 것이므로-안에 정체성을 완성시켜야 한다.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의 이런 차이 및 관계는 감안할때 찬 음식은 다분히 ‘당일 컨디션 저하’의 수준이었지만 더운 음식은 ‘경력 또는 동계 훈련 부족’의 문제라고 느꼈다. 그래서 아직까지 재방문 의사는 있다.

사족

IMG_2161 1. 벚꽃이 한창일 지금은 좀 위험할 수 있지만 근처의 의외로 걸을만한 환경에 로비의 바를 감안한다면 꽤 좋은 식사 코스가 될 수 있는데… 다만 창문 같은 게 하나도 없는 밀폐된 공간인데다가, 객간 공간이 아주 답답한 수준은 아닌 가운데 고객층의 구성이 누군가는 힘들게 할 수 있다.

IMG_1960 2. 어란을 뿌린 보리멸튀김을 먹었는데 해물, 특히 흰살생선에 감칠맛이 강한 요소로 방점을 찍는 문법이 효과적일까? 몇몇 요리세계에서는 금기로 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