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성하루-지극히 우연한 방문 (2)
그렇다, 또 가보았다. 이번에도 역시 지극히 우연한 방문이었다. 근처에서 일종의 송년회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나는요즘 외출시 뇌를 집에다 두고 나가는지라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모두의 사정이 똑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바로 저 앞을 지나가고 있었고 그렇게 또 우연히 방문하고야 말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지난 번에 느꼈던 인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몇 가지 음식을 더 먹어 보았는데 좋았다. 무엇보다 볶음밥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적당한 들러리였던 게살을 완전히 들어내더라도 맛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소금간이 적극적이었다. 기름과 탄수화물은 퍼지는데 소금간이 뚫고 지나가지 못해 아쉬운 볶음밥을 100이면 98쯤 만나는데(심지어 원칙을 깨고 ‘소금간 좀 적극적으로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나머지 2에서도 1일 것 같은 간이었다. 잘 볶고 간도 잘 했다. 그럼 아쉬울 게 없다.
요리도 전반적으로 맛이 꽤 적극적인 가운데, 가격(10,000원 후반~20,000원?)에 비해 안주격으로 양이 적어 누군가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였다. 예산에 딱히 구애 받지 않고 3~4인이 여러 가지를 시켜 한두 입 정도 먹는 상황을 선호한다면 좋을 수 있고, 커다란 접시에 질펀하게 나와야만 (한국식) 중국음식 먹는 맛이 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번의 방문에서 단맛이 두드러지는 짜장면을 언급했는데 똑같이 짜장 바탕이지만 단맛이 전혀 없었던 경장유슬이 흥미로웠다(사진 없음). 직접 부친 듯한 전병이 딸려 나오는데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두께를 감안한다면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하여간 지금까지 먹은 음식의 맛이 꽤 계산되고도 다듬은 지점에 놓여 있었다. 한국식 중식이라면 대개 선호하는 노포와는 또 다른 지점에 놓여 있다. 굳이 규정해야 한다면 좀 더 ‘현대적’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푸팟퐁커리는 먹지 않았다.
*사족: 믿거나 말거나 카스 생맥주도 마실 수 있었다.
저도 몇번 가봤는데 아쉽게도 한국적인 기본메뉴(?) 탕수육, 군만두, 짜장면은 아쉬움이 남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