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더바’ 논란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
연희동의 카페 ‘분더바’를 운영하던 장년 부부가 쫓겨나 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뉴스를 전하고자 글을 쓰는게 아니므로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링크하겠다. 또한 이 기사는 하나의 좋은 예다. 이런 논란이 생겼을때 매체에서 차용하는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논란을 막기 위해 미리 짚고 넘어가자면, 이유가 어찌 되었든지 60을 바라보는 부부가 가진 돈을 전부 잃는 상황은 실로 안타깝고 불행하다. 어쨌든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가운데,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과 경험, 지식을 가지고 카페를 열었을까. 다른 건 다 제쳐놓고라도, 요식업의 운영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을까?
기사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들이 요식업의 속성에 대해 이해하고 사업을 시작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용한 주택가 단독주택, 일부를 카페로 개조해 단골손님과 커피를 나누고 가끔 찾아오는 손주의 재롱을 보는 나날…”과 같은 여유를 카페를 운영하면서 찾을 수 있을까? 이건 그야말로 사업이다. 손님에게 커피나 음식을 내는, 즉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덩치가 큰 일의 무게가 운영자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문을 열면 그냥 유지하는 것만으로 벅찰게 뻔하다. 요리 경험이 충분한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서도 한 번 문을 열고 나면 신메뉴를 잘 못 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러기가 너무 어렵다. 가만히 업장에서 서서 손님만 접대해서 굴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을 열기 전 수익에 대한 계산을 철저히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기사를 보자. 초기 비용으로 2억을 썼고, 두 층을 전부 쓰는데 월세가 440만원이란다. 인터넷에서 포스팅을 찾아보니 이곳의 커피 한 잔 가격은 4,000원이었다. 그럼 단지 월세만 내기 위해서 팔아야 하는 커피가 1,100잔, 한 달 30일을 꼬박 일한다면 하루에 35잔씩 팔아야 한다. 카페에서 커피 35잔 파는게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손님들이 공간을 빌리려는 목적으로 찾는 곳이 카페다. 게다가 이 계산에서는 단지 월세와 커피값만을 비교했다. 커피를 팔아 나는 순 수익도 아니고, 월세 외의 비용도 계산하지 않았다. 다만 앉아서 간단한 산수만 해보아도 웬만해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인터넷에서 본 바로 이 카페의 메뉴는 조금 과장을 보태 100가지는 되어 보였다. 커피, 맥주, 와인 등 음료는 물론 식사까지 팔더라. 나에게는 감당이 안되어 보였다. 게다가 월세를 못 내어 2층을 주거용으로 쓰기 전까지는 위 아랫층을 업장으로 썼다고 한다. 과연 이 모든 걸 관리하기가 어렵지는 않았을까.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썼다면 그 지출이 가게의 매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그게 힘에 부쳐 직원을 내보내고 부부 두 사람이 관리를 했다면 힘에 부쳐 서비스와 운영의 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상처에 소금 바르려는 거냐?’고 묻는 이도 있겠지만 절대 아니다. 생각해보자. 작년에도 홍대 보보호텔 근처의 ‘카페 12pm’에서 흡사한 일이 있었다. 거의 매년 한 번씩은 이러한 갈등이 생긴다. 퇴직자가 전 재산을 투자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날린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법 등 여건일 수 있다. 하지만 늘 말하는 것처럼, 그들이 이러한 일을 계획할때 품은 생각에 대해 따져보는 매체는 없다. 링크한 기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치열했던 삶을 정리하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고 한다. 난 베이비붐 시대가 아니지만, 이 카페의 운영이 그보다 덜 치열할리는 없으리라 믿는다. 이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 안락한 노후를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육체노동의 비율이 높은 업종 속성도 그렇지만, 요즘처럼 웬만한 상권을 확실한 R&D의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쥐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하다. 여기에 벗을 수 없는 임차인의 태생적 한계까지 감안해보라. 웬만하면 노후대책으로 카페나 음식점은 차리지 않는게 낫다. 물론 ‘제 2의 삶’뿐만 아니라 ‘제 2의 커리어’를 꿈꾸는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생계형 장사의 구질구질함(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 않지만 그런 곳들이 있다)이 배어 있는 곳이라면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 냄새가 배어있다고 생각해서 찾지 않는다. 본질은 아니지만 공간을 빌려주는 역할이 있음을 생각해보라.
마지막으로 매체. 이제 아무도 매체에 공정함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논하는 곳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이 기사처럼 “베이비붐 세대의 치열함” 같은 감정적인 단어까지 넣어가면서 이 상황을 과도한 선악의 대결구도로까지 몰아넣을 필요는 없다.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현재의 이분법적 구도를 모르나? 난 아는 정도를 넘어서, 요즘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고까지 생각한다. 모두 나의 분노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 기사의 목적이야 매체에서 정하는 것이겠지만, 이런 논란에 필요 이상의 선악 구도를 불어넣는 것이 트래픽에 영향을 미칠지는 몰라도 잘 모르고 경험없는 퇴직자가 몇십 년 피땀 흘려 번 모든 것을 한 군데에 때려박는걸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는 없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과연 매체의 진짜 역할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까?
# by bluexmas | 2014/03/31 10:35 | Taste | 트랙백(2) | 덧글(19)
‘분더바’ 논란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 —————————————————————————————————————– 소위 ‘초고속’ 인터넷이 한국에 보급된지 어느새 15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당금 인터넷의 최고속도가 과거 초당 10KBite(모뎀시절)초당 100Mega Byte(기가……more
제목 : 분더바 관련한 권리금 이야기
http://www.nocutnews.co.kr/news/1214443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8166344&code=41121111 사실 용삼 사건 당시에도 논의되었던것이지만 이번일도 결국엔 권리금이라는것이 관련되어있다.김씨 부부는 지난해 1월 분더바를 열었다. 단독주택을 빌려 1층을 카페로 꾸미는 데 약 2억원이 들……more
당장 젊은 층만해도 일자리가 없는데… 노년층까지 다시 뛰어들면……으아아… 제 짧은 식견으로는 무립니다. 어느 천재 하나 둘 튀어나와서 확 해결해주면 참 좋을텐데요… – 그게 쉽게 될 일이면 뻑하면 세계적으로 경제 대공황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겠지..
제경우로스터리까페프랜차이즈베이커리까페
회사직영까페를거쳤는데요.
베이커리까페에서일할때사장님이두번바뀌고
결국폐업의과정을고스란히지켜봤기에
오히려더어렵더라고요. 창업하기가.
혹시라도까페를차리고싶은분이계시다면일단말리고싶네요.
최소6개월이상은직접현장에서일해보고
결정하는거라면어쩔수없지만.
하루매출5만원이하인곳도,
2500원짜리커피로시간당5-60만원찍는곳에서
일해본결론은
프랜차이즈매장창업은절대네버단연코아님.
커피로돈을벌려면테잌아웃매장운영이답이라는것.
메뉴 제조, 매출, 발주, 감정노동 이 네가지가
참 힘겹더라고요. 전.
언론에서는 2개월 월세가 밀렸다고 나왔는데 사실은 이분들 퇴거당하는 날까지 10개월 가량의 월세가 밀렸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다음해 1월 말까지 영업은 계속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달치 월세 440만원은 몇달이 밀리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고 동안 정중히 정리를 요청드렸지만 이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구요. 그리고 보증금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다 쓰셨구요. 그외 수도료,가스료, 전기료 등도 250만원정도 연체되어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집주인(절대 건물주아닙니다.)도 모르게 다른 사람하고 양수도 계약까지 몰래 체결해 놓고 이를 인정하라고 때쓰고 있습니다.
앞뒤 다 짤라내고 마녀 사냥으로 몰고 있는 언론이 세입자분들 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군요.
MANHATTAN님.
아이디를 쓰셨어도 이정도까지 말할수 있는건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시라는 것일테고.
영업 사정 어려웠던 부분만 집요하게 흠집내기식으로 공개하셔 봤자 본인에게 아무 도움 안됩니다.
댓글 직접 달아주신 내용에 대하여 대답해보자면,
1.권리금 조성되지 않은 단독주택에 들어가 상가인테리어 하고 사용했으니 당연히 시작당시 권리금 없었으며,
2. 2개월 월세 밀린상태에서 명도소송 진행되었고, 사장내외 건강악화까지 겹쳐서 소송상태로 끌어온것이지 1월까지 원활한 영업이 된것이 아닙니다.
3. 영업이 얼마나 악화되었었는지 본인도 잘 알고 계시면서 이 부분을 흠집내기로 사용하시는군요.
4. 건물주와 구두합의하에 새 임대인을 구해왔으며, 양도양수 바로 전까지도 부동산 및 건물주까지 구두로 동의된 상태였습니다. 마지막에 건물주 아들의 반대로 모든게 여기까지 왔으며,
5. 권리금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분더바로 인해 상가화 되어진 건물로 인하여 조성된 권리금에 대한 이익을 본인이 차지하려고 하셨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명도소송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람구해서 양도 양수 하기로 구두로 계약된 부분을,
건물주며 부동산의 많은 사람들이 구두합의된 부분을
본인이 바로 직전에 파기하시고 , 가게와 상관없는 전입신고된 살림집까지 한 번에 끌어낸 부분.
집행과정에서의 경찰서 및 관할구청에서의 과도한 공무집행으로 인한 수 많은 문제점들.
언론이 다루지 않은 내용은 오히려 이쪽에서 더 많습니다.
언론과 인터넷은 모든 사실관계가 올라올 수가 없는 곳이죠.
실제 삶은 여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익과 관계없이 연희동에 모여서 힘을 보태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옮고 그름은 인터넷에서 따져지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대면해서 말씀하십쇼. 본인이 쓴 이 댓글 들고 오셔서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한가지 더, 인터넷에서 댓글알바나 본인이 글 올릴 시간과 노력이 있으시면 다른 방법으로 임하시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글 정중하게 올린다고 실제 사람도 정중한건 아닙니다.
사람 앞에서 정중하게 하세요.
4. 구두합의를 번복하는 것은 야박하지만 건물주의 권리고
5. 권리금을 보장해줄 의무가 건물주에게는 없으며
님이 얼마나 정중하지 않은지 궁금하군요. 얼굴보면 뭐 어떻게 주먹으로 치나요?
집주인이 좀 야박하다 싶고 월세 안내도 일년은 버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의의 사도로 빙의해서 얼굴보고 한판하자는 식의 님 태도도 참 어이없어서 댓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