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제국의 부활- 싱싱하고 푸짐한 죽음의 잔칫상
요즘 영화 감상문은 거의 안 올리는데,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 영화에 대해서는 몇 자 적고 싶어졌다. 전편을 보고 글을 쓴 기억이 아직도 선하기 때문이다. 그 큰 동네 아이맥스에서 본 제라드 버틀러의 복근 때문에 어지러웠떤 기억이 난다. 그래서 다 늦게 억지로 찾아서 보았다.
솔직히 별로 쓸 말은 없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싱싱하고 푸짐한 죽음의 잔칫상’이다. 별 생각없이 보이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은 흔적이 묻어나는데, 큰 의미는 없다. 그냥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인다. 가끔 에바 그린 여신님께서 이제 성처럼 파릇하지는 않은 자태로 나오셔서 또 열심히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는 것이 그나마 볼만할 뿐이다. 누가 비슷한 평을 했던데, 게임의 ‘컷씬’을 100분 분량으로 모아놓은 것 같더라. 하여간 보고 나오면서, 입구에 뇌 냉장고라도 있어서 꺼내어 맡기고 들어가서 아아무 생각없이 본 다음 나오면서 다시 집어넣고 가면 더 좋겠다(바닥에 뇌수는 좀 흥건하려나). 혹시라도 당신이 무시로 찾아오는, 그러나 정확한 일자는 모르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면 꼭 보기를 추천한다. 다들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죽고 죽이는지라 ‘ᕕ( ᐛ )ᕗ에헤라 죽음이 저런 것이었군 그럼 뭐 ᕕ( ᐛ )ᕗ’라며 마음의 짐을 좀 덜게 될지도 모른다. 저 먼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사람들은 죽고 또 죽으면서 살아온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여태껏 죽지 않고 살아왔다고 생각해보라. 요즘 나 포함 아래 세대들이 고작 486부터 윗세대의 존재에 골치를 썩는데, 지구가 그보다 더한 재난에 휩싸여 있지 않겠는가. 이미 폭망해서 인류 따위 없어졌을 수도 있고.
# by bluexmas | 2014/03/26 23:36 | Movi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