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크라이치즈버거-신실한 노력의 결과

여행에서 즐긴 인앤아웃버거의 여운이 남아 있는데, 강우님 트위터를 통해 인앤아웃의 재현을 목표로 삼는 버거가 있다고 해서 가봤다. 부천이라 가깝지는 않지만, 집 근처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기에 움직이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앞뒤 자르고 결론만 말하자면 잘 만든 버거다. 스스로 목표로 삼는 것과 비교하자면 살짝 거리는 있는데, 그 원인은 이들의 노력으로 적어도 현재는 불가능한 영역에 놓여 있다. 바로 빵이다. 이번 여행에서 인앤아웃을 여러번 먹으면서, 빵의 훌륭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햄버거 빵(번)은 가볍고 부드럽되 육즙과 치즈 등등에 굴복해 곤죽이 되어서는 안된다. 말로는 이렇게 한마디면 설명할 수 있지만, 실현이 어렵다. 굳이 고급이 아니어도 상관없고 대량생산으로 잘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제품은 아직 그 수준에 올라있지 않다고 본다. 그게 수준이 낮다기 보다 햄버거만 오래 만든 노하우나 전통이 쌓인 그네들의 수준이 더 높다고 보는게 맞다.

빵이 맛없으면 버거 전체의 맛을 뒤덮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전 홍대앞의 <조 버거>에서도 느낀 건데, 그저그런 대량생산 빵의 향(아마도 지방에서 나오는 것이라 추측하는) 때문이다. 물론 이 버거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살짝 아쉽다고나 할까. 그렇게 따지면 토마토도 아쉽고, 케첩 또한 아쉬울 수 있다. 그러므로 가격(더블 버거 셋트 메뉴 6,600원)까지 감안해, 이들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여건상 그렇게 못하는 것을 구분해 인식한뒤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리면 된다. 신실함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음식이었다. 30분 거리에 살지 않는 한 부러 먹으러 올 필요까지는 없겠지만(그런 음식이 요즘 어디 있나), 비싼 “수제” 버거 팔면서 크기도 못 맞추고 가운데가 불룩 솟아오른 버거나 내놓는 비싼 동네 비싼 집 주인들은 한 번씩 견학오기를 권한다.

사족

1. 감자도 훌륭한데, 뒷맛이 아주 살짝 아리다. 품종의 특성으로 보아야 할듯.

2. 인앤아웃버거의 인기가 워낙 좋은지라,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게 이런 종류.

For <Cry Cheeseburger> in Buchoen, goal is plain and simple: to replicate In N Out Burger. It is said that the owner of the joint had been fascinated by it when teaching Taekwondo in US westcoast. After making daily trips to the neighborhood joint for quite a while, he got to befriend with the manager, who eventually let him ‘stage’ there so that he could learn the essential.

So, how close is the burger? Well quite, if you exclude the bun out of equation(but I would rather sat that it is just a good burger, with or without In N Out: how many can be close to them?). It is well known that only quality industrial breads are qualified for good burger, but nothing in Korea haven’t reached to that level of excellence. It is not the issue of ingredients(anyway they are all industrial products), but knowhow or even tradition. The cheap flavor of the fat in the bread tend to overwhelm other component of the burger, as does in other places rely on same kind of bread.

Other than that, it is overall very good. Tomato could be other shortcoming but like bread, bland tomato has been quite common here, and you can get by without it if other components are good(at least I can). I don’t think it can be your destination restaurant(nothing should be as your growing expectation while traveling is highly likely hinder the judgement), but if you are an expat craving for the good burger like you used to have in your hometown, this is worthy giving a shot at least once. Oh, and the fry is very good as well.

 by bluexmas | 2013/11/28 17:10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3/12/02 15:54

… [부천] 크라이치즈버거-신실한 노력의 결과 인앤아웃을 지향하는 버거에 대한 글을 올렸으니, 그 역할모델에 대한 글도 하나 올려보자. 인앤아웃에는 “비밀”주문이라는게 존재하는데, 큰따옴 … more

 Commented by nothing at 2013/11/28 17:49 

동네니까 가볼래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05 23:34

네 그러세요! 🙂

 Commented by 마스터 at 2013/11/28 18:27 

가끔 지나갈때 들러서 사오는데, 포장해올때는 얇은 띠지가 물기 때문에 곤죽 상태가 돼서 속재료와 섞이는 게 제일 난감하더군요. 포장 문제는 좀 개선을 했으면 좋겠어요.

원래 포장 주력 가게가 아니니 이걸로 비난(?)하기는 뭐합니다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05 23:35

근데 버거는 대부분 그렇게 포장해줍니다. 비용 문제도 있을 거라고 봐요. 스티로폼 포장용기 같은 건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들겠죠. 짧은 이동거리를 가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meercat at 2013/11/28 18:32 

부천 어디쯤인지 알수 있을까요. 며칠 있음 부천 돌아가는데 한번 가보고 싶군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05 23:35

부천역 근처입니다.

 Commented by 모퉁이 at 2013/11/28 23:47 

혹시 홍대에 아이엠어버거라는 곳은 가보셨어요? 직접 구운 번을 쓴다고 했던것 같은데, 패티는 더 나은 수제버거집도 몇몇 있지만 번이나 전체적인 조화면에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곳이거든요. 그에비해 버거비에서 시켰던 만원 넘는 버거는 패티에서 나오는 육즙 때문에 번이 다 흥건히 젖어서 되게 실망했던 경험이 있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05 23:36

원래 기름, 육즙 많은게 버건데 빵이 못버티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해주신 곳 가보겠습니다.

 Commented by Tomo at 2013/11/28 23:53 

앗!!! 부천이면 우리동네인데.

여기 어디쯤인거예요?!

(우리동네에 이런 곳이!! @0@)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12/05 23:36

부천역, 부천대학 근처입니다.

 Commented at 2013/12/14 20:36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