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미니디스크
닥치는대로 버리는 가운데, 벼라별 물건들이 나와 사람을 난감하게 만든다. 엊그제는 미니디스크 레코더가 똻!하고 튀어나왔다. 심지어 전용가방까지 있다. 둘 다 산 경로를 고스란히 기억한다. 레코더는 당시 신모델이었던 샤프 제품이었는데, 어떤 쇼핑몰에서 가격에 0을하나빼고 올렸다. 엠디코리안가 하는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났고, 나도 그 소식을 주워듣고 잽싸게 주문했다. 며칠 지나 쇼핑몰에서 전화를 해서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그 가격에는 줄 수 없으니, 산다면 뭔가 혜택-이건 기억이 안나네?-을 준다고 해서 또한 잽싸게 그러겠노라고 했다. 2001년 설 연휴 직전이라 해가 지고도 한참동안 택배를 기다렸다. 이후 좀 더 발달한 모델들이 나왔지만 이것만 해도 실시간 녹음으로만 저장이 가능했다. 분명 작동-생각난 김에 새 건전지를 넣으니 잘 돌아간다!-은 하겠지만 쓸 이유가 없다.
한편 전용가방은 명동칼국수가 있는 그 뒷골목의 가방 매장에서 샀다. 어딘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그 많고 많은 화장품 가게 자리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뭔가 다른 가방을 사러 갔다가 미니디스크 전용 가방이라고 해서 낼름 충동구매했다. 칸이 둘로 나뉘어 앞에는 기계를, 뒤에는 매체를 넣는데 심지어 비닐로 된 ‘슬리브’마저 있다.
참 이것만 해도 CD에 비해 엄청나게 크기가 작아 당시에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가지고 다녔는데 10년 이내에 전화기 하나에 모든 걸 넣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 사진엔 없지만 리모콘도 찾으면 분명히 나올테고, 포장도 안 뜯은 공 디스크도 한 상자 정도 있을 것이다. 이건 또 어떻게 처리한다?
# by bluexmas | 2013/06/04 02:34 | Life | 트랙백 | 덧글(9)
CD를 쓰긴 했지만 ROM밖에 없어서 06년도에 처음 RW를 산 후에 한 6~70장은 씡난다~!라면서 구운 기억이ㅋ지금생각해보면 어떻게 살았나 신기해요…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테니 한번 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