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빵-껍질과 디테일
얼마 전 황남빵에 대한 원고 청탁이 들어와서 얼씨구나 좋다, 당장 주문해다 먹었다. 품질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비싼 국산팥을, 그것도 껍질과 2:8 수준의 비율로 많이 쓰면서 개당 800원에 파니 그 ‘가성비’ 좋아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딱히 큰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짚어보자면 일단 껍질이 끈적하고 견고하지 못하다.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껍질에 군데군데 ‘땜빵’이 나있다. 맛에는 영향을 안미치지만 그래도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 먹어보면 두께보다는 배합비, 또는 수분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전통 있는 음식인데 디테일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한편 단맛도 포장에 써놓은 문구로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두드러진다. 조금 덜 달아도 좋겠다.
뭐 이렇게 개선을 바라는 구석도 있지만 크게 못마땅하지는 않다. 뭐 결국은 소위 말하는 ‘생과자’고 이웃나라 일본에만 가도 비슷한 게 널리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충격과 공포의 단풍빵이나 사실은 다 비슷비슷한 하회탈빵, 오징어빵, 대나무빵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이왕 먹어본 김에 찰보리빵과 추억의 호도과자도 주문해볼까 싶다.
# by bluexmas | 2013/02/23 22:50 | Taste | 트랙백 | 덧글(11)
그나저나 경주특산과자로는 황남빵과 찰보리빵 외에도 미소빵…이라고 얼굴무늬수막새 모양의 과자가 요사이 새로이 추가되었습니다. 호두는 그렇다쳐도 블루베리가 들어 있다고 해서 먹어보진 않았지만요.-_-;
황남빵은 갓 구워져 나왔을 때 포장하는 것이 아주 좀 그렇더라고요.
물론 따끈할때도 맛있지만 식었을 때가 더 맛있는 것인데
오븐에서 나온 뒤에 식힌 다음 포장했으면 하는 것과
좀 섬세하게 다뤄서 그 땜빵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라면 바램이고…
따뜻한 것을 원하는 분들은 그냥 땜빵 감수해야죠…
식어야 껍질이 안정되는데 뜨거울 때는 포장에 붙어버리니…
호도과자는 천안 학화산방이 원조라고 하고 본점과 지점이 다른 스타일이긴 한데
둘 다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요즘 신예인 코코 호두과자 하고 또 한두집 정도가 학화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한단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호두과자도 식은 뒤에 맛있어야 정말 맛있는 것이라서 뜨거울때나 간신히 맛있는 휴게소 즉석 호두과자는 좀 에러…
오징어빵은 말도 안된다 싶습니다만 ㅋㅋㅋ 대나무빵은 한번 맛보고 싶은데요.. ㅎㅎ
때문에, 황남빵의 만듦새가 훌륭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만, 반대로 예전의 음식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스탠다드한 조리법이 바뀌지 않고 이어져 왔다’ 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그 당시의 책에서도 ‘비율과 양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안된다’ 하면서 표준조리법을 강조했던 기억이 있구요. 한 마디로 옛날 빵이죠 뭐 -ㅂ-;;
오히려 아쉬운 건, 저 황남빵을 카피해서 만드는 것들이 적어도 몇십 개는 돼 보이는데, 그리고 그 중에서 몇 가지는 먹어보기도 했습니다만, 그들 중에서 황남빵을 능가하는 것들은 보이지 않았던 거였습니다. 노포들이야 단골들의 취향 같은 이유 때문에 자기의 방법을 유지한다고 치더라도, 후발주자들은 적어도 그보다는 훨씬 나은 걸 만들어 낼 환경에 있으니, 오히려 훨씬 나은 2세대 황남빵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구멍은 좀 대충만든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텐데 개선되면 좋겟내요
고향이 경상도라 한번씩 내려가면 한아름 사오기도 하게 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