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기타 잡담
꿈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안 내놓는 것도 아니고” 무슨 과학 실험 실기 같은 걸 하는 시간이었나보다. 정확하게 몇 살때의 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전선과 건전지 두 개를 연결해서 꼬마전구에 불을 밝히는 것이 그날의 시험과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니 그렇게 고학년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전선과 건전지 따위를 연결하는 데 무슨 특별한 방식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들 사이에서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연결 방법 같은 것이 돌아다녔고, 그걸 모두가 알고서 시험 전 쉬는 시간에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만 빼고. 어찌 되었거나 쉬는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순간에 꿈에서 깨었다. 엉뚱하게도 박병장으로 기억하는 인물이 “애들이 너한테 가르쳐주기 싫은가봐”라는 요지의 말을 건넸고 나는 “아니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안 내놓는 것도 아니고”라고 대답을 하긴 했으나 따지고 보면 나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내놓기 싫어한다.
역시 꿈 이야기는 꿈에서 깨어난 뒤 30분 이내에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써 놓고도 이상하다.
잡담
1. 오늘의 동선은 강남역-압구정동-이태원-대학로-청계천-방산시장-을지로-인사동-서울역.다섯 시 반에 벌써 여섯 시 십삼 분 기차 좌석표가 다 팔렸고 모바일 프로그램에서는 입석표를 살 수가 없다. 게다가 접속하는 데 백만년… 서울에서 더 시간 보내기 싫어서 입석표라도 사서 가장 놓는 선반에 앉아서 왔다. 가방은 너무 무겁고 날씨는 또 말도 안 되게 덥고… 집에 와서는 저녁도 안 먹고 새벽까지 그냥 잤다. 좌절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설명해도 모르리라.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묻지 마라, 대체 왜 그러느냐고.
2. 누가 저 벽에다가 그림 좀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괴악한 벽화 수준을 생각해 본다면 그런 소원을 바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저 무표정한 벽이 낫지, 저기에 옛날 영화 간판 수준의 예수님과 어린 양 그림이 그려진다면…
3. 세운상가 건물 앞에 무슨 공원이라고 들어섰는데 보리 모종 이런 것만 화분에 잔뜩 담겨 있고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시설은 거의 없었다. 가뜩이나 공간이 귀한 도시에 저런 공간은 무슨 의미를 손에 쥐고 들어서 있는 걸까. 광화문 “광장”에는 사실 별 느낌이 없는데 이 공간을 보고는 짜증이 왈칵 치밀어 올랐다.
4. (썼다가 지웠다)
5. 쓰기 시작하니 귀찮아졌다. 사실은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종아리가 너무 아플 뿐. 가서 다시 누워야겠다.
6. 아, 이 얘기는 꼭 써야… 대학로에서 카네이션 파는 노점상들끼리 싸우는 걸 보았다. 서로 밥 벌어먹겠다고 그러는거지 뭐. 그런 마음으로 파는 카네이션이 참 아름답기도 하겠다…
# by bluexmas | 2010/05/08 04:25 | Life | 트랙백 | 덧글(10)
근처 사거리 횡단보도는 공사중이라 좀 애매한데, 어둑한 밤인데 안보이는 코너에 카네이션 노점이 늘어져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안 치이길 다행이지;;
지하철 행상인들끼리 싸우는 것도 종종 보는데, 행상인이 걸인더러 구역 지켜야지 그러면 되냐고 버럭거리는걸 한번 봐서… 아마 그거 암묵적으로 자기들끼리 관리하는 무언가도 있나 싶더라고요;;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