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2일차(1)-창 밖의 풍경

적당한 시간에 누웠는데,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생각도 많았고, 침대방이 없다고 해서 그냥 온돌방에 묵었는데 두꺼운 이불이 하나도 없었고 따라서 허리가 너무 배겼다. 거기에다가 냉장고는 또 왜 그렇게 목소리가 크신지 밤새 떠들어대서 한 몫 단단히 보탰다. 방을 바꿔 달라고 했는데, 왠지 바닥에서 잠자기 불편하다는 말을 꺼내기가 좀 그렇더라. 뭐 그렇게 고급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도 아닌데.

어쨌든 이건 창 밖의 풍경. 아름다운데 또 보고 있노라면 별 느낌이 없어진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굴러다니는 빵을 아침으로 주워먹고는 바로 일을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나가서 점심 먹고, 저녁에 먹을거리나 사가지고 들어와서 쭉 일이나 할 생각이다. 생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뭘 사야 될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뭐라도 좀 사다가 삶든지 끓이든지 해서 서울 경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소주나 마셔야 되겠다. 이런 데까지 와서 만약 ‘아 와인이라도 한 잔…?’ 한다면 나는 아마 구제불능의 인간일 듯.

그렇게 방을 바꿔달라고 아랫층의 매점/사무실/펜션 주인의 생활 공간/주방에 내려가서 이야기를 하는데 공간에 맛있는 매운탕 냄새가 가득했다. 밥 먹었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먹었다고 했다. 어젯밤에도 오징어 구워먹으면서 같이 먹자던데, 사실은 먹고 싶지만 그냥 괜찮다고 했다. 넉살의 고삐는 아무데서나, 쉽게 풀리지 않는다. 

 by bluexmas | 2010/04/14 10:32 | Travel | 트랙백 | 덧글(25)

 Commented by Cloud at 2010/04/14 10:34 

원룸에 큰 냉장고는 정말 수면방해의 제1 요소인것 같아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39

그러게요. 냉장고가 정말 우렁차던데요^^;;;

 Commented at 2010/04/14 10: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39

네 알겠습니다~^^

 Commented by 러움 at 2010/04/14 10:44 

창 밖의 바다란 어떤 풍경이었을까- 하고 상상했는데 이렇게 바로 올려주실줄은 몰랐어요. 헤헤 깜짝 놀랐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39

윗층으로 올라오니 인터넷이 잘 안 되어서 생각만큼 업데이트 잘 못하겠는데요T_T

 Commented by nabiko at 2010/04/14 10:55 

같이 먹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0

부산이면 꽤 멀지 않나요…

 Commented by nabiko at 2010/04/15 10:38

아니 그분들이랑 같이 드시지 그랬어요-의 줄임말이었어요..흑흑..음성지원덧글이 되는 그날까지..ㅎㅎ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4/14 12:20 

음.. 부산 C1소주가 통영까지 있을라나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0

화이트던데요..? 맛이 기대됩니다. 두근두근.

 Commented by 해피다다 at 2010/04/14 12:29 

작가 ‘드립’ 부럽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0

크 그냥 드립에 불과하니 너무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mew at 2010/04/14 12:30 

아 쫌 건너오시라니까요!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1

아 오늘 건너가려다가 날씨가 구려서 그냥 방에 돌아와서 일했는데요T_T 내일 건너가볼까 합니다…

 Commented at 2010/04/14 15: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1

그러게요. 맛있는 집이 많다던데 여태껏 먹은 건 그냥 그런데요… 어쨌든 말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DOODADA at 2010/04/14 15:34 

아 저도 다녀왔는데 며칠전에 통영-거제 코스로요! . 알고 가셨을지도 모르지만, 서호식당안에

‘분소식당’ 추천드릴게요 도다리쑥국 맛있어요! (055-644-0495)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2

오늘 점심에 복국먹었어요! 통영에 해산물이 많으니 중국음식은 어떨까 생각이 드는데요.. 거제도에는 추천해주실 만한 집이 없는지 모르겠네요. 아 저 위에 거제도 사시는 분도 있구나…

 Commented by anniu at 2010/04/14 17:23 

서울은 털모자에 오리털 잠바까지 등장했는데 남도 바다는 좀 따뜻한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4 18:43

아뇨, 여기도 날씨는 꽤 추워요. 그냥 방에 계속 틀어 박혀만 있네요~

 Commented by DOODADA at 2010/04/14 21:43 

관광객입장의 맛집이란게 한정적이긴하지만 거제도는 특히

미식의 불모지ㅜㅜ 전 추천받아서 거제 사등면 부두쪽에있는

평화횟집 갔었는데 굉장히 좋았습니다 해물도 다양하고 싱싱하고

아구수육도 나오구요 일행이없으시다면 좀 그렇긴하지만

저라면 2인짜리 상 시켜서먹고 남은건 싸오겠어요 055-632-5124

오히려 서호시장안에 시락국이랑 우짜 도 드셔보시고 시장에

할머니들께서 진달래전도 파시던데 한번 시도해보시는것도

좋을것 같네요(엄마가 좋아하시더라구요 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7 22:39

그, 그러게요. 다리만 건넜더니 미식의 불모지 느낌이 확 나더라구요. 멍게 비빔밥 먹었는데… 오 진딜래전 알았으면 먹어봤을 것 같아요.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어요. 은근히 하루가 짧더라구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4/14 23:28 

블루마스님 언제 통영에 가셨어요!!!!!!!!!!!!!!!!!!!!!!!!!!!!!!!!!!!!!!!!!!!!!!!!!!!!!!!!!!!!!!!!!!!!!!!!!! 이럴순 없어요 으ㅡ흐흐흐흑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17 22:40

으흑 너무 죄송해요. 그냥 어디 좀 쳐박혀 있고 싶어서 갔다 왔어요 흐흐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