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치즈케이크의 해체

해체라니 뭐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런 건 엄밀히 말해서 해체라고 할 수 없다. 그냥 재료를 따로 만들어서 늘어놓은 것에 지나지않으니까. 뭔가 더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야만 한다.

어떤 사진을 보고 흉내를 내서 딸기가 들어가는 후식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건데, 현실은 시궁창이라 내가 만들면 아름다움과는 늘 거리를 두게 된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건 집에서 만들기가 좀 어렵다. 특히 가운데의 긴 원통은, 겉은 딱딱하고 속에는 커스터드가 들었을텐데, 아세테이트에다가 재료를 발라서 굳으면 그걸 말아 크림을 채워넣고, 그걸 또 액체 질소를 써서 순간적으로 얼려서 앞뒤를 막아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치즈케이크는 예전에 올린 적이 있던 책의 리코타 치즈케이크 조리법을 기본으로 만들었는데 만들어 두었던 리코타와, 크림치즈 대신 역시 만들어두고 먹지는 않았던 요거트를 하룻밤동안 보에 걸러 물기를 빼 섞었다. 원래 조리법에는 재료가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는데,귀찮아서 치즈와 요거트, 설탕과 계란, 그리고 바닐라 추출액, 소금만으로 만들었다. 치즈 340그램에 계란 한 개, 설탕 1/4컵이 들어갔고 기본적인 조리법은 보통 치즈케이크와 같다.

위에 얹은 딸기 아이스크림은 딸기와 사워크림으로 만드는 것인데, 사워크림이 없었으므로 요거트로 대체해서 만들었다.

재료는,

딸기 450g

설탕 150g

보드카 1큰술

사워크림 240g

크림 250ml

레몬즙 1/2작은술

만드는 법

1. 꼭지를 딴 딸기를 설탕, 보드카와 섞어 1시간 정도 재워둔다.

2. 1과 사워크림, 크림, 레몬주스를 한데 섞어 갈아준다. 덩어리가 좀 있는 편이 좋다.

3. 냉장고에 잠시 두었다가 아이스크림 기계에 돌려준다.

이 조리법 역시 커스터드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만들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바닥에 깔린 부스러기는 예전에 만들었던 젖소 쿠키를 간 것이고, 뭔가 흉내를 내 보고 싶어서 딸기를 예쁘게 썰어보려 했으나 그냥 그랬다. 역시 이런 차림은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뭔가 보고 흉내를 내려하면 그럴싸하게 되지 않는다. 딸기 시럽이나 콤포트를 만들어서 접시에 군데군데 발라주었더라면 더 보기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베타버전도 있었다. 무슨 바다괴물 같은 느낌.

 by bluexmas | 2010/02/18 09:00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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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오스칼 at 2010/02/18 09:03 

마지막은 문어인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2

네 뭐 그런 비슷한 것이라고나 할까요?-_-;; 올리기 민망했지만 그냥 올렸습니다.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2/18 09:09 

하하 불가사리 같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2

히히 그렇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제이 at 2010/02/18 09:15 

키득키득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2

아이고 민망해라T_T

 Commented by ra at 2010/02/18 09:16 

어 난 아름다워 보이는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3

아이고 감사합니다T_T

 Commented by JuNe at 2010/02/18 09:34 

아아 그 누렁소 쿠키가 이렇게 된 것이로군요+.+ ->뭔가 요점을 잘못 짚고 있는 사람

그런데 문득 그때 하신, 소고기를 넣고 쿠키를 구워보시겠다는 농담이 생각났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3

그러게요, 소고기로 쿠키를…육포를 갈아 넣고 만들면 되는 걸까요? 고기값이 너무 비싸서 참…-_-;;;

 Commented by delicious feelings at 2010/02/18 10:12 

바람개비 모양같네요….ㅎㅎㅎ먹어보고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4

히히 그냥 치즈케이크와 딸기 맛이에요. 심심해서 장난쳐본거랍니다~

 Commented by mew at 2010/02/18 10:16 

바다괴물에서 뿜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닌자가 쓰는 표창같다고 느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4

히히 그것도 말이 되네요-_-;;;;

 Commented at 2010/02/18 10: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5

딸기는 살찌는 음식도 아니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덧글도 괜찮아요. 뭐 그런거지요^^

저는 어제 자제를 좀 해서 아침에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딱 적당한 수준으로 마신, 이상적인 음주였어요.

 Commented by 나녹 at 2010/02/18 12:33 

베타버전; 원자력케이크!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5

오 그것도 말이 됩니다!!!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2/18 13:44 

바다괴물같이 보여도 맛있을 것 같은걸요!!! 상큼하고 촉촉할 것 같아요~ 젖소쿠키는 요모조모 쓸모가 많은 것 같아요~ 전 처음에 커피가루를 까신줄 알고 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쿠키를 부신거라고 하니 고소할 것 같아요!! 저도 담백고소한 쿠키가 먹고 싶어 지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6

지난 번에 만들었던 젖소쿠키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으니까 한 번 만들어보시는 것도 좋을거에요~ 치즈케이크는 그래도 제가 만든 치즈를 써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더라구요^^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2/18 13:50 

어? 이게 그 분자요리?던가 하는 분야인건가요? (제가 잘 몰라서 바보같은 질문을;;) 링크해주신 사진보니까 예전에 아이언 셰프에서 나와서 나이트로진으로 뭘 얼렸던가? 하여간 잰탄검 마구 쓰던 젊은 요리사들이 생각났어요. 진공팩에 로즈마리랑 립 같이 넣어서 익히면 정말 향이 좋을 것 같던데.. 츠릅~

분자였는지 해체였는지.. 으음..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07

아 뭐 그정도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아니구요^^;;; 분자요리 molecular gastronomy라는 용어를 쓰기는 하지만 그게 과연 맞는 용어냐? 라는 말이 많이 나오죠. 그리고 해체는 딱히 분자요리에서만 적용되지는 않는데 정황상 연결이 많이 되구요.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0/02/18 14:17 

베리 종류는 자르거나 했을때 원래 모양이 작기도 하고 질감이 일정하지 않아서

장식으로서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말씀처럼 시럽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게 괜찮지 않았을까해보네요.

그리고 떠먹는 음식인데 접시가 평평해서 좀 이상해 보이는 느낌이있고요.

질감이 부드러워 보이는 두개의 재료가 아무런 연결없이 붙어있는듯한 것도

좀 자연스럽지 못해보이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1 00:15

제가 흉내내보고 싶었던 그 딸기 디저트의 사진을 보면, 거기에서도 딸기를 잘랐더군요. 호주 딸기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딸기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딸기보다는 조금 더 단단합니다. 그래서 아주 잘 드는 칼로 적당한 두께를 주어 자른다면 아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장식으로 쓸 수 없다고 못 박아두면 시작하기도 전에 선을 그어버리는 셈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생과일과콤포트/시럽은 느낌이 다르고 용도도 다르죠. 다음 번에 비슷한 걸 시도해 본다면 생딸기와 시럽을 같이 쓰는 것이 보기에도, 또 먹기에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접시를 별로 가지고 있지 않고 저 접시가 평평한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케이크라도 친다면 평평한 접시에 담는 것이 굳이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인 정도가 다른 여러 종류의 접시를 갖춘 음식점에서라면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요. 게다가 평평한 접시가 아니면 딸기를 저렇게 담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이스크림과 치즈 케이크의 사이에 시럽 같은 걸 끼얹어주면 보기에도 좋고 연결도 더 잘 되는 느낌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저도 했습니다. 이게 만약 무슨 음식점의 디저트 시제품 만드는 상황이었다면 그것까지 다 만들었겠죠?

 Commented by nabiko at 2010/02/18 15:23 

마지막 사진은 슈팅게임에 나오는 보스 비행체 같아요 ㅎㅎ딸기가 미사일이고 난 피해야하고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37

흐 저는 딸기가 미사일이라면 그냥 막 받아먹을 것 같아요 밑에서 입 벌리고-_-;;;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2/18 16:08 

예쁘긴 하지만 먹고 싶단 느낌은 들지 않는걸요..그야말로 보기 좋은 장식품..

블루마스님 것은 식욕 자극 당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37

그래도 음식은 먹어야 제맛이니까 열심히 먹어야지요~^^

 Commented by momo at 2010/02/18 19:25 

오. 먹음직스러운데요…^^ 접시째 털어먹을수도 있겠어요..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38

모모님께서 접시를 사탕으로 만들어주세요. 헨젤과 그레텔처럼…

(에이 그래도 전문 직업인인 모모님 같은 분께 보여드리기에는 좀 민망해요-_-;;;)

 Commented at 2010/02/18 19: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38

잠수라니 참 안타깝지요…?

 Commented by 달에 at 2010/02/18 23:42 

어머, 전 첫번째 접시 보자마자 예쁘다고 감탄했는걸요~

딸기 눈송이가 하늘하늘 내리는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의 흰빛이 묘하게 청렴(!)해서 맛이 궁금합니다 헤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39

저건 계란을 쓰지 않은 아이스크림이라서 그냥 좀 담백해요. 식감도 조금 뻣뻣하구요. 아이스크림 색 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계란을 넣으면 노랗게 되고 안 넣으면 너무 하얗구요…

 Commented by 히라케 at 2010/02/19 01:02 

화룡정점으로 하나를 얹는것도 평이하지만 좋은 데코일 것 같아요. 🙂

아..요샌 왜이렇게 딸기빙수가 땡기는지.. 잼용 딸기를 사다가 좀 졸여놔야 할까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40

아…빙수기가 있으면 딸기 빙수도 좋지요. 잼용 딸기 저도 봤는데 질이 괜찮던데요. 그냥 먹어도 괜찮겠더라구요.

 Commented by googler at 2010/02/19 01:07 

딸기낙지.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40

그것은 정답-_-;;;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0/02/21 22:40 

포스팅 분위기가 시제품 분위기예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2 13:40

별말씀을요… 사바욘님 같은 분들이 음식점에서 하시는 것과는 비교하기 그렇지요…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0/02/22 14:06

제 생각엔 큰차이 나지 않으니 요식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셔도 되겠는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3 00:09

별말씀을요… 주방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취미 삼아 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베르베르 at 2010/03/02 13:40 

오오 +_+

외모와는 다르게 이런 베이킹도 하시다늬

글도 잘 쓰시고

정말 멋지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