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지름

현재 아주 약간의 정기수입과 그보다 조금 나은 비정기수입이 있는데, 그 정기수입을 가급적이면 앞으로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책을 사는데 쓰기로 했다. 뭐 책욕심이야 어릴 때부터 지나치다 싶을 정도여서 수레에 다 담아놓고 정말 눈물을 흘려가면서 빼기 바쁘다. 미국에 있을때보다 미국에서 책을 더 많이 산다는 사실이 좀 모순이기는 한데, 집세를 안 내게 되니 상황이 나아진 것이라고 할까, 아니면 이것도 일종의 지적사치라고 할 수 있을까… 뭐 그렇다. 마지막에 어디에선가 보고 고른 이탈리아 요리책은 펼쳐보니 그다지 하고 싶은 음식도 없는데다가 재료도 구할 수 없는 것이 많아서 약간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는 포도주 그림책과 옛날부터 사고 싶었던, 그리 흔치 않게도 이탈리아 디저트로만 채워진 책(마리오 바탈리의 밥보에서 일했던 페스트리 쉐프가 썼다), 먹는 것과 마실 것 짝짓는 책, 소세지나 햄을 비롯한 보존음식 만드는 책, 그리고 균형을 맞추기 위한 건축책(저 병신은 이제 저걸 사서 본대- 라며 비웃는 건축광들이 어째 좀 계실듯…흐흐;;;), 좋아하는 미국풍 그림책, 뭐 그렇다. 가장 싼 배송을 선택했는데, 시기를 잘 탔는지 자루에 담겨서 열흘만에 왔다.

이건 그 자루. 색보정하기 귀찮다.

그러나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건 좀 슬프구나.

 by bluexmas | 2009/11/14 01:21 | Book | 트랙백 | 덧글(18)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14 01:46 

디저트책과 먹을거마실거 짝짓는책과 포도주 그림책 부러워요! 영어책이라면 그림이라도 구경하고 싶네요.. -_-;

저는 얼마전 코스트코에 가서 아주 커다란 윌리엄 소노마? 베이킹책을 들었다놨다 하다가 못 샀어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49

뭐 사실 영어 몰라도 볼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에요. 윌리엄 소노마 베이킹 책은 제대로 들여다본 적은 없는데 어떨까 모르겠네요. 가게는 언제나 비싼 주방용품 파는데라서 가면 군침을 흘리며 보곤 했는데…정작 비싸서 살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지요.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09/11/14 02:17 

돌체 이딸리아노라고 쓰인 저거 매우 가지고 싶네요 ㅠㅠ

좋은 요리책은 왠지 모르게 가슴을 설레게 하는거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0

아 그 책은 저도 오랫동안 사려고 별렀던 건데 이탈리아 디저트 책이에요. 좋은 요리책을 보면 정말 그대로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죠.

 Commented by clove at 2009/11/14 08:46 

와- 열흘만의 배송은 기록적인걸요! (돌체 이딸리아노 궁금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1

그러게요, 저도 신기하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더라구요. 그 책에 나오는 레시피를 곧 시도해보려구 해요. 나중에 잘 되면 글을 올릴께요^^

 Commented by cleo at 2009/11/14 11:49 

그 사람이 읽는 책과 먹는 음식들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xmas님 무슨 일을 도모하시는지…어떤 분이신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요~:D

제 평생 가장 융숭한 대접을 이탈리아에 있는(피렌체, 베네치아) 레스토랑에서 받은지라,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인데…주방장 친히 납시어 제 표정 살피면서 제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떠오를때까지 들락날락하며 이것, 저것 만들어주더군요. 무슨 왕족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음)

그 즐거웠던 추억 때문인지 평소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즐겨찾고 있는 편이에요. ^^

저역시 ‘돌체 이딸리아노’ 궁금합니다. 펠리니의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2

이탈리아에 가서 누군가 해 주는 음식을 먹어 보고도 싶지만, 또한 어디 쳐박혀서 좋은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기도 해요. 파스타에 간단한 허브 버터소스… 뭐 이런 것들이라고 할까요? 이탈리아에는 하루 이틀 밖에 안 머물러봐서 이제는 별 기억이 없네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1/14 14:58 

참으로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먹을것과 마실것을 짝짓는게 상당히 궁금해요

육류엔 레드와인 생선엔 화이트와인 이라는건 들어봤는데

사실 가끔 싸구려 와인이나 선물받는 와인을 먹어보면

이건 레드(화이트)라도 생선(육류)과 먹어도 괜찮겠는데 하는것도 있더군요

물론 개인적 취향에 의한것이기도 하겠지만

책속에서 시원하게 해결해줄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3

늘 듣는 얘기는 그냥 좋아하는 와인을 좋아하는 음식과 먹는 것이 가장 좋은 짝, 이라고 하더라구요…물론 예외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고기에는 레드, 생선에는 화이트가 잘 맞는데 또 그게 자세히 들어가면 한없이 복잡해져서… 그냥 책을 가끔 들여다 보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말죠^^

 Commented by ibrik at 2009/11/15 00:05 

아마존에 가서 사진 속의 책 제목을 하나하나 쳐 가면서 가격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

그나저나, <A Pattern Language>를 검석해다가 제목에 끌려서 샘플 페이지를 들여다 봤는데, 아이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뽐뿌를 받고 가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4

뽐뿌를 받으신 책은 좀 비쌉니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저도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구요. 교보에서는 10만원이 넘는다고 써 있기는 하던데 그건 좀 도둑질같은 가격이죠. 환율을 생각하더라도…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1/15 15:21 

<Stitches>가 재미있겠습니다. 찾아보았더니 화풍은 <이온 플럭스> 비슷하기도 하고… 혹시 이걸 내년 봄에 교보에서 발견하는건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4

저도 사실 아무런 정보없이 표지만 대강 보고 산 책인데, 그림을 못 그리는지라 저런 걸 대리만족격으로 그냥 들여다보곤 한답니다. 지금은 그냥 재미차원에서 보고 있고, 그게 일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1/15 15:47 

워낙 잘 읽지 않으니 읽지 않고 사두기만 해도 뿌듯하더라구요 흐흐..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7 02:55

저도 그냥 책은 모아놓기만 해도 뿌듯하더라구요. 흐흐…

 Commented by catail at 2009/11/19 22:38 

4번은 저도 사려고 벼르고 있는 것-

아마존에서 사면 저런 웃기는 자루에 담겨 오는 게 은근 좋더라고요. ㅎㅎ별별 색이 다 있어요, 자루.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0 22:02

저는 자루 귀찮더라구요. 직접 버려야 되니까. 그냥 상자만 좀 가져다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