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는 술상
새롭거나 대단한 걸 해먹지는 않았는데, 여름을 보내는 술상을 차려 먹은 기록을 남기려고 글을 올린다. 무척이나 싸지만 그래서 더 좋아하기 때문에 꾸준히 먹는 포르투칼의 백포도주가 있는데, 이건 날씨가 조금이라도 따뜻하면 술술 정말 잘도 넘어가지만 조금이라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먹기 좀 꺼려진다. 그래서 10월 첫째주 다음에는 먹기가 싫어질 것 같아 그 주 토요일에 병을 땄다. 어차피 숙성시켜 먹는 것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올 겨울을 넘기면 맛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주는, 만들어 먹는 나도 지겹고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지겨울, 카프제레 샐러드였다. 지겹기는 지겨운데, 아직도 시도해보지 못한 조리법이 남아있다(…). 토마토가 언제까지 나오는지 몰랐던 것도 서둘러 술상을 차리겠다고 마음 먹은 데 한 몫 거들었다.
이번 카프레제 샐러드에서 주목할만한 건덕지가 있다면, 상하의 생 모짜렐라를 썼다는 점이다(예전에는 코스트코에서 산 것으로 만들었다). 맛이 어땠냐고? 최악이었다(보기에도 정말 단단해보이지 않나?…). 식감이 조금 과정을 보태 풍선껌 수준으로 질겼는데, 이런 경우에는 피자 같은데에 쓴다고 녹이면 정말 질겅질겅 씹어야 할 정도가 된다. 이거 한 덩어리 만드는 데 우유 2L 정도가 들어간다고 치면, 바가지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좋은 우유를 써서 만들리도 없으니까. 생모짜렐라라면 적어도 두부 정도의 식감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풍선껌은 좀…
이때만 해도 기대가 컸던 트레비아의 피자 도우. 다시 한 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여기에서 빵을 사다 먹으면 2,500원 정도 하는데 그렇다면 가게에서 먹는 피자와의 차액은 12,500원. 자리값이며 인건비를 빼더라도 여기에다가 얹은 토핑이 적어도 3,000원 이상의 돈가치가 있는지는 정말 모르겠더라. 이게 지겨우니까 그만 얘기하기로…
이 포도주는 뭐 너무 예전에도 사진 올리고 글도 쓰고 한 것 같으니 생략. 그렇게 여름을 보내는 술상을 차려 먹었는데 날씨는 여전히 좀 덥다.
# by bluexmas | 2009/10/26 10:54 | Taste | 트랙백 | 덧글(10)


마구 씹어주고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그나저나 별로 대단치않게 설명하셨지만
흰색 붉은색 푸른색의 샐러드가 제 식욕을 자극시켜주네요
덕분에 샐러드 한그릇 먹어야겠습니다



이마트에서 눈에 들어와서 덥썩 구매했다가 아이쿠….



비공개 덧글입니다.



와인 딱지도 예뻐요. 주말에 날씨 굉장히 좋았는데 오늘 아침에는 조금 쌀쌀했어요. 월요일이라 기분 탓인지.. =_=
